[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7)수완품앗이
자연과 공존…우리동네 환경 지킴이 꿈꾼다
풍영정천 탐방·기록 통해 생태계 소중함 배워
수완에너지전환마을 축제 부스 체험활동 활발
지역 환경단체 연계 일상 속 탄소중립실천 모색
2023. 02. 15(수) 20:22 가+가-

수완품앗이 마을공동체의 풍영정천 교육 ‘식생알기’ 활동(위)과 지난해 수완에너지전환마을 축제에서 아이들과 함께 풍영정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수완품앗이 제공>


다양한 도서들로 가득 채워진 아늑한 장소, 동네책방 숨에서 수완품앗이 마을공동체 회원들을 만났다.

차 한 잔 할 수 있는 카페 공간을 비롯해 뒤쪽으로는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각종 물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커피 찌꺼기나 재생종이로 만들어진 친환경 연필부터 사용하고 싶은 시간에만 전력이 공급되는 콘센트, 부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주방용품까지 다양했다.

기후위기 시대 마을 안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마련된 이곳에서 수완품앗이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수완품앗이는 2014-2016년 인권마을공동체로 활동을 시작했다. 모든 노동을 동일하게 여기고 검소하고 실용적인 삶을 살자는 데서 출발, 3년여 간 마을 속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해갔다.

이후 4년간 공모사업 휴식기가 찾아왔지만, 해당 기간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마을활동을 하며 공동체를 유지했다.

그리고 2021년 ‘수완아짐들의 개념수다’를 주제로 마을공동체 활동이 재개됐다. 뜻이 맞는 주부 6명을 주축으로 마을 발전을 위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보자는 데서 지어진 활동명이다.

이들 공동체는 지난 2년간 환경 생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수완마을의 역사와 하천의 중요성, 자연생태계 보존의 가치 등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회원들은 마을 속 의미있는 공간을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마을교육공동체를 꿈꾸는 이가 발견한 마을 이야기책 ‘마을발견’ 저자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광주 지역의 여러 마을공동체 사례들을 접하며 회원들은 생생한 삶의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들은 또 마을 공유공간인 동네책방 숨에 모여 책을 읽으며 각자의 경험을 나눴다. 우리 마을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던 중 생태환경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수완마을 ‘풍영정천’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수완마을 역사 ‘풍영정천’ 기록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삶 가까이에 다가왔으며, 도심 속 자연 생태계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하천의 소중함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동체는 올해 ‘풍영정천’을 중심으로 더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수완의 터무늬를 살피다’ 교육을 통해 수완동 마을 유래에 대해 알아보고, 마을을 기록하는 방법과 기록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풍영정천에 살고 있는 동식물을 찾아보고 교란식물을 구별해보는 활동도 진행했다. 천을 지키는 IoT 수질감지기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다.

이렇게 활동한 내용들은 커다란 파일 자료집에 정리해 마을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집은 풍영정천 사계절 풍경과 더불어 천 주변의 조형물, 세월호 기억공간 등 마을 공간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사진들로 채워졌다.

쓰레기 고충, 인도 산책로 자전거 출현으로 생기는 안전상 문제, 잦은 폐수 방류로 인한 물고기의 떼죽음, 징검다리 안전수칙 등을 환기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아이들은 풍영정천의 다양한 기록이 담긴 책자를 읽으며 각종 궁금증을 해결하고 자신만의 경험을 나누는 등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회원들은 가장 큰 성과로 아이들의 인식 변화를 꼽았다. 공동체에서 시작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은 내 아이부터 시작해 같이 어울려 노는 친구들과 그 가정에까지 자연스럽게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에 멈추지 않고 회원들은 도심하천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생태기행을 떠났다. 풍영정천과 비슷한 환경에 있는 전주천 탐방을 통해 도심하천의 역할을 깨닫게 됐다.


◇누구나 실천하는 탄소중립 캠페인

지난해 11월에는 수완에너지전환마을 축제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앞서 만든 자료집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풍영정천을 소개하고 그동안 배우고 기록한 내용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했다. 부스 체험활동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주제에 맞춰 텀블러, 에코백 만들기를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수완에너지전환마을 네트워크와 함께 일상 속 탄소중립 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에너지 등급이 높은 전자제품 구입하기 ▲사용하지 않는 전기 제품 플러그 뽑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텀블러, 장바구니, 손수건 사용하기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않고 올바른 분리배출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걷기 ▲고기 줄이고 채식 늘리기 등 일상생활을 하며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에 손을 맞잡았다.

수완품앗이 관계자는 “마을하천인 ‘풍영정천’을 중심으로 현장교육을 기획하고 하천 보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등 기후 위기 속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치회, 풍영정천 사랑모임 등 다양한 단체와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참여 활동 범위를 넓히고, 수완에너지전환마을 강사로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완품앗이 구성원들은 단순히 배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실천활동을 연계, 변화를 일으키는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내 옆의 가까운 이웃부터 시작해 마을 전체가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안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수완품앗이 구성원들이 동네책방 숨에서 ‘마을발견’ 저자와의 개념수다에 참여하고 있다.



●김복주 수완품앗이 대표 “주민들과 환경 중요성 나누고 싶어요”

김복주 수완품앗이 대표

“마을 속 생태하천인 ‘풍영정천’을 중심으로 자연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민들과 함께 풍영정천을 지키는 실천 활동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 마을 안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김복주 수완품앗이 대표는 마을 생태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수완마을 주민 50여명이 모여 만든 ‘수완품앗이’는 ‘모든 노동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는 기치 아래 활동을 시작했다.

3년간 활발한 활동을 한 이후, 공모사업 휴식기를 가졌지만 그 동안에도 비정기적인 모임을 꾸준히 갖는 등 마을 내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2021년 ‘마을 안 의미 있는 공간 찾기’를 시작으로 마을 공동체 활동을 재개했다.

올해로 3년째 ‘수완아짐들의 개념수다’를 주제로 회원들과 함께 마을활동을 하고 있는 김 대표는 “2021년 마을 안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지난해는 도심 하천인 ‘풍영정천’을 중심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살펴봤다”며 “마을 속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연 생태계인 풍영정천을 생태 하천으로 가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 해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전주천 생태 탐방’을 꼽았다.

그는 “도심 하천의 중요성을 알기 위한 활동으로 전주천에 갔던 게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전주천의 사계, 역사 등과 함께 서식 물고기와 야생화, 반딧불이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연생태관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수변 생태공원, 생태학습장, 야생화 학습장 등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을 탐색하면서 자연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생태계를 보존하는 일은 지구촌 모두의 관심사이고 우리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각자에게 다가오는 것은 그리 크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생태계 보존 활동의 시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한다”며 “내 마을에서부터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하나씩 노력해간다면 각 마을의 노력이 모여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다 많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마을생태계 활동을 펼치고 싶다”며 “그동안 활동하면서 제작한 풍영정천 관련 책자를 관내 지역아동센터나 마을 모임 등에서 공유하며 주민 모두와 함께 환경의 중요성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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