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023 캠페인 '아름다운 사회 함께 만들어요']1년여 만에 다시 문 연 두암동 천사무료급식소
“추운 날 따뜻한 한 끼 너무 감사하죠”
식사시간 전 ‘만석’…따뜻한 국물 웃음꽃 절로
장기 운영 ‘한마음’…지역사회 관심·도움 절실
2023. 01. 18(수) 20:16 가+가-

14개월 만에 재개한 광주 북구 두암동 천사무료급식소는 매주 월·수·금요일에 문을 열며 방문객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사진은 18일 오전 급식소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어르신들. /안재영 기자

“추운 날 따뜻한 음식 덕에 살 맛이 나. 오래오래 열었으면 좋겄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두암동 천사무료급식소는 아직 식사시간 전이었지만 이미 만석이었다. 최대 168명이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은 이른 아침부터 나온 어르신들로 가득 찼고, 바깥에서도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선 상태였다.

오랜 시간 기다린 어르신들이 든든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사)한국나눔연맹 직원과 북구 새마을부녀회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들은 혹시라도 부족한 건 없는 지 마지막까지 꼼꼼히 점검했다.

잠시 후 급식 시간이 되자 관계자들은 조리실부터 어르신들이 계신 테이블까지 줄을 서며 밥, 설렁탕, 김치, 묵, 삶은 계란, 귤 등이 담긴 식판을 손수 전달했다.

이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직접 음식을 받아가다 혹시라도 넘어지진 않을지 걱정된 마음에서 시행한 조치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관계자들은 음식을 전달하며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라고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따뜻한 덕담과 함께 기다리던 음식이 도착하자 어르신들은 취향에 맞게 소금과 후추, 양념 등으로 간을 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수저, 젓가락, 식판 등의 식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커질수록 어르신들의 얼굴에 핀 웃음꽃은 환해졌다.

어르신들이 식사하는 동안 봉사자들은 돌아다니면서 혹시라도 부족한 건 없는지 면밀히 살폈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이 기분 좋은 미소를 띤 채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식 운영 시작일인 지난 4일에도 이곳을 찾았다는 박모(72)씨는 “추운 날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살 맛 난다”며 “밥도 밥이지만 동네 주민들이 한 데 모여 어우러질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1년 정도 운영이 중단됐던 동안 너무 아쉬웠는데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힘써주신 천사 같은 문인 북구청장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급식소가 오랫동안 열려 어려운 주민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떠나시는 어르신들을 배웅하며 자원봉사자들은 추운 날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식사할 수 있도록 빈 식기를 반납하고 테이블을 닦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매주 월·수·금요일에 문을 여는 이곳 급식소의 일평균 방문객은 370-400명으로, 이들을 안내하고 배식, 전달, 뒷정리, 배웅 등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도맡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였다.

그렇지만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이 보내는 미소와 이곳 급식소가 갖는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자원봉사자들은 매번 노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옥자 북구 새마을부녀회장은 “일이 힘에 부쳐도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힘이 난다”며 “천사무료급식소 덕에 어르신들이 집밖으로 나오시고 활동도 하시게 돼 갖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사)한국나눔연맹도 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도움을 당부했다.

강선옥 (사)한국나눔연맹 인사부장은 “폐쇄 후 재개 요청이 잦았던 광주급식소는 봉사자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다시 문을 열 수 있었다”며 “관내 소외계층이나 어르신들이 든든한 한 끼를 드시며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급식소 장기 운영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많은 도움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많이 본 뉴스
  1. 1
    2천만 관광도시를 꿈꾸며 / 서채수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갈매기 우는, 그리운 내 고향 목포는 항구다. 목포가…

    #기고/칼럼
  2. 2
    광주동구자원봉사센터 ‘냉방용품 나눔’ 행사

    광주동구자원봉사센터는 15일 “초복을 맞아 관내 취약계층의 무더위 예방을 위해 센터에서 광주 동구새마을회…

    #사람들
  3. 3
    KIA vs 삼성 16일 ‘달빛시리즈’

    광주시와 대구시가 영호남 관광 상생 발전과 화합을 위한 달빛동맹 스포츠관광 교류 ‘달빛 시리즈’ 2차 행사를…

    #정치
  4. 4
    ‘캐스퍼’ 전기차 시대 개막…GGM, 글로벌 기업 도약 ‘시동’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15일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양산에 본격 돌입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

    #경제
  5. 5
    도시철도 2호선 7·10공구 업체 구하기 ‘진땀’

    광주시가 그동안 4차례나 유찰된 도시철도 2호선 7·10공구 공사 업체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안에…

    #정치
  6. 6
    승차감·정숙성 개선…“기아 대표 전기차 맞네”

    기아 전기차 대표차종인 EV6가 기존 모델보다 상품성이 개선된 새로운 얼굴로 최근 출시됐다. 종전 모델도 전…

    #경제
  7. 7
    [인터뷰]문인 광주 북구청장 “안전하고 품격있는 삶 누리는 ‘행복 북구’ 이끌겠다”

    민선 7기에 이어 민선 8기 전반기까지 6년간 북구를 이끌고 있는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관료 출신다운 행정력…

    #토크·대담·인터뷰
  8. 8
    “손뼉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않겠소” / 김영집

    중국에 한비라는 인물이 있었다. 뛰어난 법치사상가였으나 한나라 왕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훗날 진시황제가 …

    #시론
  9. 9
    “폭주족 처벌 강화”…‘오토바이 패키지 3법’ 발의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국회의원(광주 서구갑·사진)은 15일 ‘스쿨존 내 후면 단속카메라 설치’와 ‘폭주족 처벌…

    #정치
  10. 10
    지역경제 파급 건설·부동산업 위기 예삿일 아냐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경기도 크게 위축돼 있다. 지역 중소 건설사들은 어려운 상황을 호소한다. 연쇄…

    #사설

기사 목록

광주매일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