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광주땅 '최초' 이야기](72)인쇄·출판
동구 서남동 일대 ‘호남권 최대 인쇄 집적지’ 각광
1940년대부터 인쇄소공인 몰려 전성기 업체수 310여개 달해
1966년 광일인쇄사 현존 최고…출판사는 1963년 호남문화사
문화전당 주변에 인쇄문화촌 조성 아시아 넘는 ‘Book촌’ 기대
2022. 12. 22(목) 19:17 가+가-
얼마 전 전일245빌딩 9층에서 1931년 나주봉황 낙동마을 태생, 이명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1973년 광주에서 ‘소설문학’ 첫 발표이후 반세기간 작품이 중단편전집 5권(효나무·진혼제·겨울나기·은혜로운 유산·기다리는 사람들)으로 출간돼 참석자께 무료로 증정됐다.

지난해 10월 불로동 131-1번지에 시청관할 광주인쇄비즈니스센터가 개설된다. 1940년대부터 인쇄소공인들이 전남도청 근처에 모인다. 업체수가 310여개에 달해 호남권 최대 인쇄 집적지로서 80여년간 명성을 이어온 스토리는 ‘활자활짝’책에 담긴다.

총 35억원을 들여 부지 확보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올 6월 인쇄공용장비·기자재와 공동기반시설을 갖춘다. 공용장비실·비즈니스라운지(1층), 사무공간·자료실(2층), 전시홍보관(3층), 교육장·회의실(4층), 인쇄상품홍보 사진촬영스튜디오(지하1층)는 관련 소공인들 뿐 아니라 시민들도 공유할 수 있다.

올 10월 남동 45-1번지 명인인쇄광고(이대만)는 ‘서남동 인쇄컬렉션’을 선보인다. 백년소공인은 10년간 인쇄기재를 수집, 아담 전시장을 꾸린다. 과거 인쇄골목 추억이 깃든 활판인쇄기와 등사·타자·청타·명함기 등 약 200종을 구경할 수 있다.

남동 인쇄콜렉션 전시장(향토지리연구소2022).


현재 광주에는 인쇄소 800개소와 출판사 1천367개소가 등록돼 영업 중이다. 동구가 가장 많은 인쇄소(494)·출판사(581)개, 북구 인쇄소(98)·출판사(242)개, 남구 인쇄소(72)·출판사(222)개, 서구 인쇄소(66)·출판사(184)개, 광산구 인쇄소(70)·출판사(138개) 순이다.

1411년 최초 향약시행 기록(부용정)이 정조 때 발행한 광주목지에 전한다. 동경대 소장문고에는 1575년 광주에서 간행한 ‘광주천자문’이 소장돼 있다. 1599년 정유재란기 노인(魯認) 금계일기는 보물로 지정돼 계림동에 있다.

1575년 광주판 천자문(향토지리연구소2005).


전남대 도서관에 보관된 도은선생집은 2020년 광주유형문화재가 된다. 1406년 왕명으로 만든 이숭인 문집, 목판초간본이다. 마륵동 152-6번지, 향림사에는 국내 최초로 1595년 담양 용천사에서 판각돼 인쇄된 조상경(造像經) 초간본이 있다. 1617·1629년 고봉·제봉문집, 1799년 회재유집, 1783년 해광집, 소촌눌재·사암집도 목판과 함께 있다.

근대 인쇄·출판에 관한 기록은 2015년 안현주 글에서 뽑는다. 광주출판인쇄업계는 1919년 이종대·조선만·김득선·김성옥의 발기로 조합원 60여명이 위원제 조합을 만든다. 부서는 서무·교양·조사·구호를 설치한다. 박선홍 책에 광주인쇄공청년회도 있다고 한다.

1921년 누문동 목산인쇄소(濱村) 직공 6명이 야근철폐 파업을 한다고 지상에 보도된다. 1934년 금남로2가 8번지에서 광주군교육회가 편찬한 ‘광주군사’와 1937년 광주부청 ‘부세일반’을 박아낸다. 1936년 남선철도개통기념 각종품평·전람협찬회는 ‘광주요람’ 발행에 광주일보사인쇄소를 통한다.

1930년대 한국인 출판사를 현존본 기준으로 보니 광명·삼기·숭문·영림·일신·영문·광일당과 남진(南振)·전남·우산(愚山)인쇄소다. 대인동 10번지 남진인쇄소(이동식)는 1930년 오치리 정대현이 지은 초은유고를 찍고, 다음해 궁동 6번지(정재술)로 이전한다.

삼기당(정일섭)은 1933년 금남로4가 60번지 삼의당고, 1942년 대의동 41번지에서 서석유람(정인찬)을 낸다. 영문당(최윤형)은 금남로5가 9번지에서 1934년 무양서원지, 영림당(윤방림·영룡)은 209번지에서 1934·1935년 태종조삼훈신록(김호영)과 칠석 무송사고(서태환)를 인쇄한다.

금동 157번지에 위치한 숭문당(한은주)은 1935년 호남역대인물도(윤영선), 1937년 호남효열도는 남진인쇄소를 통해 발간한다. 이조진신보·호남충의도·인동장씨세보도 낸다. 광명당(강대종)은 누문동 232번지에서 1935년 의식도설(김남곤)과 1942년 삼산가장(지영규)을 프린트한다.

1953년 자료에는 충장로3가 26번지 동양지업주식회사(최근익), 대의동 82번지 대성인쇄소(임형순), 장동 102번지 동명인쇄소(김동추), 황금동 동아사(안경학), 충장로3가 9번지 무미프린트사(최기재)가 보인다.

1966년 전화번호부 직업별찾기 광고에 충장로1가 8번지 전라남도인쇄공업협동조합 23개 업체중 지번상호를 나열한다. 불로동109 광주·동방, 광산동79 동양·80 흥룡출판사, 황금2-1 문화당·88 보광, 서석54 문화, 호남동30 성문당, 충장로1가8 조광·3가5 전남상사, 금남로4가33 대중상사·5가83 호남인쇄공업·99 전남, 금동27 호남이다.

1977년 상공명감을 따른다. 1947년 4월 종사자 14명인 황금동 76-2번지 무등상행인쇄부(김태준)가 설립 연대 순 처음이다. 같은해 8월 금남로1가 19번지 무등교육출판사(윤형재), 9월 황금동 57번지 남선인쇄사(박남종)가 개업한다. 1956년 ‘전라남도사’를 찍은 곳이다.

1950년대는 1950년 10월 궁동 62-7번지 광명인쇄공업사(김기영), 1952년 계림동 270번지 성문당인쇄소(김공환), 1954년 불로동 2번지 숭덕상사인쇄부(이승만), 1958년 금동 8-12 광일인쇄사(유중연), 남동UN공보원앞 삼화인쇄소가 있다.

1960년대는 1960년 초 금동 31-5번지 동양인쇄소(박철남), 3월 장동 78-3번지 현대사(유동균), 5월 충장로1가 31-1번지 성문당(이수만), 1961년 광산동 71-5번지 문화당(황호성), 1962년 7월 광산동 100-21번지 한글사(정만오), 11월 궁동 58-1번지 현대문화(최성식), 1968년 금동 147번지 일문당(김상전), 1969년 충장로1가 26-3번지 전남상사(김복현)이다.

1964년 광산동 88번지 호남약도사(박송기)가 정기간행물등록(바87)을 얻는다. 다음해 임동 87번지 국제문화인쇄부(심정구)에 의뢰 ‘호남약도’를 묶어낸다. 광주시가지를 포함 전라 각처와 제주도까지 공간정보를 소상하게 그려냈다. 필경지도는 당시 호남지리학 연구의 밑바탕이다.

동구청 자료는 현업체로 가장 오래된 인쇄소가 1966년생 남동 33-1번지 광일인쇄사고, 출판사는 1963년 불로동 111번지에 개업한 호남문화사란다. 1961년판 ‘호남명감’ 발행소와 주소는 호남명감사와 광산동 92번지 ㈜합동인쇄다. 편집·인쇄 겸 발행인 오두삼은 1960년 8월 정기간행물등록(제E119호)을 한다. 1964년판은 대의동 42번지 국제출판사 인쇄부에서 찍었다.

불로동 호남문화사(향토지리연구소2022).


2대 오봉영(66) 대표를 만나 1967년 광주세무서장이 발행한 영업감찰서를 열람했다. 부친은 1930년생으로 주소는 학동 647번지다. 서석로 건너 122-3번지 자료실에 1981년판 명감이 없다.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동 54-1번지 덕인빌딩 2층 광주전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최경채)은 1962년 창립, 이듬해 황금동 88번지에 든다. 현재 광주소속은 순창지업사를 포함 94개소다. 대인동 121번지에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광주·전남인쇄소가 있다.

동구청은 국립아시아전당주변 ‘인쇄거리’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2019년 세운다. 2024년까지 금동 102-6번지 일원 19만3천㎡를 대상으로 사업비 1천713억원 투입, 서남동 인쇄문화촌을 조성한단다. 문화전당로 전대의대 교차로까지 4차선 확장공사 중이다. 광주인쇄메카에서 대한과 아시아를 넘는 북(book)촌을 고대한다.

남동 문화전당로 인쇄거리(향토지리연구소2022).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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