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문화원, 목포학 연구 거점 발돋움
1965년 설립 향토사 연구·지역문화 발전 ‘앞장’
김일로 시인 전집 발간 등 역사문화자원 발굴
부설 향토문화연구소 ‘목포학연구소’ 개칭 도약
2022. 10. 20(목) 20:26 가+가-
목포문화원이 ‘목포학’ 연구 거점으로 새롭게 발돋움하며 전국 최고 문화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1965년 설립된 목포문화원은 현재까지 줄곧 향토사 연구와 지역 문화 발전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가운데 설립 6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항구도시 목포는 수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예향’이자 근대문화답사 1번지로 비상했다. 관광거점도시 선정에 이어, 법정문화도시에도 지정돼 우리나라 대표 관광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그 중심에 목포문화원이 자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목포문화원은 광주·전남 아동문학 1세대로서 목포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친 김일로 시인의 전집을 발간하는 등 귀중한 사료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전남도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남도 아동문학 1세대 김일로 시인의 삶과 문학전’을 열어 김일로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강연과 공연, 전시 등을 가지면서 시인의 시, 수필, 한시 등 여러 작품 뿐만 아니라 1950년대 이후 귀중한 목포 문화행사 관련 자료 등이 다수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도아동문학 1세대 김일로 시인의 삶과 문학전.


목포문화원은 전남도가 도내 시·군 문화원에 ‘시·군 역사문화자원 발굴사업’을 공모하자 목포시와 협의해 ‘김일로 시인 및 목포 문화자료 발굴·발간’을 신청하고 도·시비를 확보, 본격적인 발간 사업을 추진했다.

전문가와 시인의 장남인 김강 선생으로 발간위원회를 꾸려 방대한 분량의 자료들을 정리해 4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

목포문화원은 올해 ‘시·군 역사문화자원 발굴사업’으로 목포지역 독립운동에 관한 자료를 발굴 조사 중이다.

목포시는 개항과 더불어 형성된 근대도시다. 일제의 억압과 수탈에 맞서 개항 이듬해인 1898년 2월 부두 노동자 파업을 시작으로 1919년 3·1운동(4·8독립만세운동), 1920-1930년대 청년운동, 신간회 결성, 반일 노동파업 등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면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검거돼 투옥 등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건과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발굴, 조사, 정리조차 제대로 안된 실정이다.

현재 유달산 내 3·1독립운동탑에 새겨진 47명의 ‘3·1독립운동 목포열사’ 마저도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명단에서 상당수 제외돼 있다.

◇잇따른 지역 연구서 출간 ‘주목’

최근 발간된 지역 연구 서적들.


최근 목포 지역 연구서들의 잇따른 발간은 목포문화원의 또 다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목포 개항기 무안감리를 지낸 극작가 김우진의 아버지 초정 김성규의 문집 ‘초정집’을 2016년과 2017년 2권으로 나눠 번역 출간했다.

이어 ‘목포는 항구다-스토리텔링북’(2018년), 목포의 원도심 근현대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제작한 ‘목포역사문화지도’(2018년), ‘1904년 고하도 육지면 재배와 목포제유 파업’(2019년), 1939년 목포에서 결성된 호남보인시사에서 1954년 발간한 ‘호남보인사시고’(2020년) 등을 번역 출간했다.

특히 목포문화원이 2021년 발간한 ‘개항도시 목포의 근대시설’은 목포대 사학과 학생들의 학술대회 발표 원고 모음집으로, 목포문화원과 목포대 사학과가 2020년 지방사 연구와 역사콘텐츠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의 결과물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남도의 근대문화유산, 수묵에 담다’ 행사 모습.


남농 선생 문하로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한 임정 함용식 화백(2017년 작고)의 뜻에 따라 최근 유족들이 문인화 작품 33점을 목포문화원에 기증했다.

이에 목포문화원은 건물 로비와 다목적실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입구에 들어서면 임정 화백의 은은한 한국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시인이자 문화당서점 주인이었던 故 박준상 시인 유족이 지난해 문학작품, 인문사회도서, 귀중한 사전·도록 등 장서 수천권을 목포문화원에 기증해 목포문화원은 별도 도서실을 마련해 도서들을 진열한 상태다.

앞으로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자연과학 학도와 연구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종 공모 유치·문화 프로그램 ‘눈길’

목포문화원은 기존 전통 문화 프로그램 다변화로 각종 공모사업 유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학호남진흥원 2019년 공모사업에 ‘1904년 일제의 고하도 육지면 재배와 목포제유노동자파업’이 선정돼 사료 조사와 학술회의를 통해 목포 육지면 시험 재배의 의미와 1920년대 우리나라 대표 항일 노동자파업으로 꼽히는 목포제유공장 노동자 파업 투쟁을 재조명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2020년과 2021년 2년에 걸쳐 ‘제1기 광주·전남 정신문화 르네상스 문화원 동행사업’ 중 지역 역사문화자원 영상자료 제작이 선정돼 개항 후부터 199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목포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물 문제’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목포 상수도, 갈증에 타는 고난의 100년’이란 영상에는 옛 제1-5수원지, 온금동 큰샘·작은샘, 쌍샘거리 등 현장과 ‘무안보첩’ 등에 기록된 물 관련 내용,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목포시민들의 노력들이 담겨있어 교육용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옛 호남은행 지역 기록유산 조사·정리 사업도 선정됐으나 호남은행, 이후 조흥은행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신한은행 한국금융사박물관이 리모델링 중이어서 자료 열람 마저 어렵다는 바람에 진척시키지 못했다.

강강술래보존회 회원들의 공연.


목포문화원의 시민 문화 향수권 향상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모충서예문인화휘호대회, 전라도사투리구연대회 등은 이제 목포문화원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09년부터 진행한 시민을 위한 동양고전강좌는 지난 6월 ‘주역’ 개강에 많은 수강생들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최근 들어 시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해지고 시민 참여도 높아졌다. 2017년부터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실버신바람북놀이’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어르신들로 구성된 ‘실버신바람북놀이단’은 야외 공연 등에서 기량을 한껏 뽐내고 있다.

올해 ‘내 손으로 만든 내고장 목포’를 통해서는 목포의 시화인 백목련을 소재로 한 크리스탈 플라워 공예 등을 배우며 조만간 작품 전시를 앞두고 있다.

김정기 목포문화원장

◇김정기 원장 “문화원의 힘은 회원의 힘”

김정기 목포문화원장이 2016년 11월 취임 당시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조직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일이었다.

문화원의 힘은 회원의 힘에서 나온다는 신조 아래 무엇보다 회원 확대에 노력한 것은 물론, 조직 중추인 이사회를 대폭 강화했다.

각계각층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발족했고 문화원 발전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회원들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젊은 연구위원을 새롭게 보충해 향토문화연구소를 강화했다. 새롭게 정비한 여성위원회에는 7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문화행사에서 자원봉사 뿐만 아니라 해남군 산이면에서 농촌일손돕기 활동을 펼치는 등 활동 폭도 넓다.

목포문화원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환으로 목포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소를 ‘목포학연구소’로 개편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때마침 최근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도 지방문화원 지원 육성에 관한 기본계획에 따른 문화원 부설 연구소의 지역학연구소 개칭 협조를 전국 시·군 문화원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김정기 목포문화원장은 “목포문화원은 부설 향토문화연구소를 ‘목포학연구소’로 개칭하고 인력도 보강하는 등 목포문화원을 명실상부 목포학 연구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목포문화원 설립 60주년을 계기로 더욱 비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목포=정해선 기자
목포=정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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