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광주천변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들의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고 한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곳곳에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시설물들이 눈에 띈다. 넘어진 이정표를 비롯해 조명과 스피커 등이 지저분하게 방치돼 있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광주천 환경정비(2단계)’ 공사를 알리는 커다란 안내 표지판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천변의 자연환경을 설명하기 위한 안내 판넬은 먼지가 가득 쌓였고 글자는 바래져 읽을 수가 없다. 다리 하부에는 부러진 의자와 테이블에 심지어 소파 등이 흉물스럽게 몇 개월째 자리를 차지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 위로는 먹다 버린 듯한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져 주변에 날벌레가 들끓는다. 그늘진 공간들은 습하고 이상한 냄새까지 나면서 사람들의 접근 자체를 막고 있다. 광주천변이 시민 쉼터로 사랑받고 있지만 관리는 한 마디로 엉망이다. 30도를 넘어서는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선선한 다리 밑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마음 편히 걸을 수 없는 정말 불편한 곳으로 전락할 게 뻔한 상황이다. 특히 이대로 장마가 닥친다면 널브러진 물건들이 물길까지 막게 되고 하천 범람을 일으켜 또 다른 피해를 발생하게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돌이키기 힘든 끔찍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환경공단 등은 시설물 훼손이 심한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단 측은 “17㎞ 가량의 천변을 8명이 관리하다보니 꼼꼼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시민들 누구나 즐겨 찾는 휴식처라는 점에 입각해 부단히 점검하고, 또 개선해야 한다.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될 것이다. 굳이 주말과 휴일이 아닌 평일에도 시민들은 포장로를 따라가 걷고 자전거를 타며 즐긴다. 여기저기 마련된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어르신들로 북적인다. 지속적인 관리가 뒤따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