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10)어룡동주민자치회
마을-학교 ‘동행’ 계속된다
선운중과 네트워크 구축…다양한 사업 진행
장록습지·황룡강 등 마을자원 활용 학습 눈길
마을소통공간 ‘따숨’·‘이룸’ 개소…교류 활발
2022. 03. 20(일) 19:56 가+가-

광주 광산구 마을공동체인 어룡동주민자치회가 선운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는 어룡동에 산다!’라는 주제로 기후변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아래는 장록습지에 사는 물고기를 ‘우드제작’하는 프로그램 모습.<어룡동주민자치회 제공>


마을이 학교로, 학교가 마을로 변모하는 등 경계선이 사라지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는 것처럼,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사랑과 정성이 필요하다. 이는 광주 마을교육공동체 어룡동주민자치회 ‘선운중, 어룡동愛 빠지다’ 사업의 취지와도 같다.

광산구 마을교육공동체에는 어룡동주민자치회, 사회복지창작소 ‘터’, 협동조합 ‘놀자’, (사)플레이드림 신창마을교육발전소, 신가마을교육공동체 행복어울림, 산호수목공동아리, 마을소리숲, 누리보듬, 꿈쟁이도서관, 광산구교육희망네트워크 등 11개 공동체가 있다. 이들은 ‘한울’이라는 단체명을 내걸고 서로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마을교육공동체가 있지만, 이 중에서도 어룡동주민자치회가 주목을 끈다. 주민과 학교가 협력·연대해 마을 교육력 제고와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룡동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촌동, 운수동, 선암동, 서봉동, 박호동 5개 법정동을 아우르는 행정동이다.

5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이곳 주민자치회는 코로나19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도 연계 학교인 선운중학교와 상호 협력해 학생 참여율 제고와 다양한 교육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고 교육지원과 인프라의 발굴로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된다.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교에서 배움의 한계가 있었던 것들을 보완할 수 있다.

각 지역과 마을마다 역사적, 사회적, 자연적, 문화적, 산업적 특성이 전부 다르다.

특히 광주·전남은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 사고의 현장이기도 하다. 아픈 역사이긴 하나, 현재 관련 기념 사업이 많이 행해지고 교육에도 활용되고 있다. 어룡동주민자치회 연계학교인 선운중학교 역시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걷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어룡동주민자치회는 마을 내 다양한 직업체험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직업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더욱이 장록습지와 황룡강 등 어룡동 마을자원과 생태환경에 대한 연구·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 공동체 의식과 기후·환경보전 의식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어룡동주민자치회와 선운중학교는 지난 2019년 12월 취향공동체 페스티벌 행사에 선운중학교 참석을 계기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선운중, 어룡동愛 빠지다’ 사업도 2년차를 맞아 더 구체적이고 알차게 구성됐다. 2020년 생태탐방과 황룡강 자전거 생태투어, 직업인 특강, 천연화장품 만들기, 장록습지에 사는 물고기 우드제작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2021년에는 제과제빵, 목공(1·2학년 동아리 활동), 천연 고체치약, 기후변화 학습 등이 추가로 진행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아쉬움도 남는다. 마을배움터 매일유업, 소촌 농동단지 탐방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마을 직업인 초청 특강으로 변경 추진됐기 때문이다.

어룡동주민자치회는 공존과 치유의 ‘마을배움터’도 운영하고 있다.

‘마을배움터’는 많은 사업들을 포괄하고 있다. ▲2018년 마을해설사 양성교육 ‘마을에서 마을을 이야기하다’, 어룡동 마을해설사가 함께하는 ‘어룡탐방’ ▲2020년 2월 마을배움터 운영을 위한 선운중과 주민자치회 의견 논의, 2020년 6월-12월 마을교육공동체사업 ‘선운중, 어룡동愛 빠지다’도 여기에 포함된다.

도시와 농촌, 산업단지가 함께하는 도·농·공 복합도시인 어룡동주민자치회는 어등산과 황룡강의 자연 친화적 도시로 마을의 자연·문화·인적 자원 등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어룡탐방 등 주민자치회 학습공동체 활동으로 주민자치회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토대로 추가 사업을 발굴 중이다. 황룡강 장록습지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되면서 관내 학생, 학교의 생태교육에 대한 수요증가로 어룡동의 생태해설사를 양성해 마을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동네 네트워크 거점 공간 ‘따숨’과 ‘이룸’도 개방해 운영 중이다.

그동안 동행정복지센터 자체 회의실과 프로그램실이 없어 마을공동체 활동 공간이 필요했다. 주민들이 쉽게 공동체 형성 및 소통·교류할 수 있도록 거점공간 마련이 절실했다.

지난 2017년 12월 상가공간을 자치프로그램 운영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민소통공간 ‘따숨’이 개소했다. 이곳은 어룡동 주민들에게 개방하기 위해 주민자치위원회 종합관리로 결정됐다.

두 번째 주민소통공간 ‘이룸’은 지난 2018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소그룹 마을활동을 위한 사무공간이 공존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됐다.

어룡동주민자치회는 선운중학교 이외에도 송정중앙초등학교, 선운상가번영회, 어룡동자원봉사캠프, 한울, 어룡동통장단, 어룡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룡동주민자치회는 해가 지날수록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형태의 교육협력체계를 구축해 선운중학교와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어룡동 마을에는 1년간의 마을공동체 활동을 표현한 아이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어룡동주민자치회의 마을학교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어룡동愛 빠지다’. 선운중 학생들이 생태 교육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재 어룡동 주민자치회장

[인터뷰]이종재 어룡동 주민자치회장 “아이들에 ‘행복한 배움’ 선물하고파”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아이들에게 ‘행복한 배움’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광주 마을교육공동체 어룡동 주민자치회 이종재 회장은 “아이들이 교과서 중심에서 벗어나 교육주체가 다양해져야 하는데,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꿈을 펼치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법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회장이 마을교육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본인의 직업과도 관계가 깊다. 그는 전남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지역에서 33년간 교직생활을 했다. 지난 2018년 2월 퇴직했는데, 이보다 앞선 2017년 어룡동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어룡동 주민자치회가 지난 2019년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명칭이 바꼈고, 지난해부터 2기(2년 간격) 주민자치회로 새로운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는 동장과 주민자치위원이 특정한 사람과 허가를 받고 해야 했다면, 주민자치회는 선거를 통해 참여 방식도 민주적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광산구 21개동 중 12개동은 주민자치회, 나머지 9개동이 주민자치위원회지만, 이제는 21개 전체 동이 주민자치회로 변화하고 있다.

어룡동 주민자치회는 아이들의 교육, 배움터에 주목했다. 이 회장은 “교육자원과 인프라 발굴로 아이들이 지역사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선운지구마을 전체가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고,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는 게 곧 우리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어룡동 주민자치회의 특별함은 천혜의 자원이다. 이 회장은 “어룡동은 황룡강의 습지를 끼고 어등산과도 인접해 있어 천연자원을 활용 및 보존해가면서 아이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환경을 만들어보고자 각종 사업들을 진행 중”이라며 자전거 여행을 통한 마을 생태자원 교육과 탐방, 마을에서 활동 중인 직업인 초청 교육, 교과 연계 생물 다양성과 장록습지 생태 이해 등 기후위기 대응 교육 등 주요 사업들을 소개했다.

올해에도 ‘선운중, 어룡동愛 빠지다’ 사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자전거 투어와 생태해설사를 동원한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에게 교육 효과가 좋아 올해도 이 사업을 계속적으로 하고 싶다”면서 “좋은 마을 가꾸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학생들이 교과서 중심에서 벗어나서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부, 자신을 즐길 수 있는 공부를 했으면 한다”면서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게 마을교육공동체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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