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선 / 김희준
2021. 12. 02(목) 19:32 가+가-

김희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前 광주지검 차장검사

이번 대선은 여러모로 참 특이하다. 기존의 대선과 다른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여당과 야당의 양대 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모두 피의자 신분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으로, 윤석열 후보는 고발사주 등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는 수사결과에 따라서 대선판이 요동을 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후보가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홍준표 의원 같은 경우에는 이번 대선에서 진 사람은 교도소에 갈 것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한다. 이러다 보니 홍준표, 이낙연 두 사람은 경선에 졌지만, 자당 후보의 선거운동에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기존의 대선과는 다른 양상이다.

각자 지향하는 목표도 그동안 보수와 진보에서 주창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공약과 정책만 보면 보수와 진보가 완전히 뒤바뀐 것 같다. 지금까지 보수는 경제와 미래를, 진보는 공정과 정의를 핵심가치로 주장해왔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정반대 양상이다. 오히려 경제와 미래는 진보쪽인 이재명 후보의 핵심테마가 되고 있다. 그는 매주 매타버스를 타고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경제와 미래에 대해서 열변을 토한다. 자신만이 대한민국의 경제와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보수쪽인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정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집권하여야 그동안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내용만 들어보면 누가 진보이고 보수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재명, 윤석열 양 후보 모두 중앙정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도 이전의 대선후보들과는 다르다. 예전 대선후보들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중앙무대 정치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정권 시절 이후 민주화 시대의 대통령들은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등 중앙정치 무대를 경험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중앙정치 경험이 없이 기초자치단체인 성남시장 시절 촛불혁명으로 불리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운동에서 사이다 같은 연설로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갑자기 급부상 했다. 그는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당내 세력이 거의 없었음에도 경기도지사가 되었다. 그리고 급기야 이번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까지 된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경험 자체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더 극적이다. 공무원인 검사로만 살아왔던 사람이 정치에 입문한지 몇 개월만에 야당의 대권주자가 된 것이다. 그가 갑자기 급부상을 한 것은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한다. 그는 현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하면서 조국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국민적 지지가 높아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극렬대립은 그의 인기상승의 자양분이 되었다. 이 때문에 추미애 전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당의 대권주자로까지 만들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윤 후보는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국민의 힘 소속의 전직 대통령 2명을 구속까지 했음에도 국민의 힘 대선 후보가 되었다. 국민의 힘 입장에서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윤석열 후보는 국민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 의원에게 밀렸으나,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경선에서 승리하였다. 지금까지 경선에서는 당심이 늘 민심을 따라갔으나 이번에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처럼 이번 대선은 기존의 대선과는 다른 점이 너무 많다. 이러한 변화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긍정적일수도 있고, 부정적일수도 있다. 부정적인 사람들은 대선이 마치 연예인들 인기투표처럼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존재감이 없다가도 대선을 앞두고 인기가 갑자기 급부상하면 쉽게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순간의 인기만으로는 대통령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 견해의 사람들은 시대가 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은 독재정권과 투쟁하는 민주화운동 시대도 아니므로 기존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처럼 기성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러한 세계적 트랜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위와같이 이번 대선은 기존의 선거와는 다른 특징들이 너무 많다 보니 부동층 비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는 양 후보 모두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찍을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라는 사람들도 많다. 과연 이들의 표심은 어디로 기울 것인가? 그들이 지지하는 쪽이 결국 승리자가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대선 후보들의 역량과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여야 한다. 국민들의 한표 한표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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