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광주·전남의 미래다](6)청년작가 성혜림
“신진작가 육성에 지자체·문화예술기관 지원 필요”
창작스튜디오 입주 청년작가로 미술계 첫 발걸음
광주 ‘아트 시내버스’ 통해 독보적 작품 세계 각광
작품속 ‘생각하는 아이’ 지역 인재 성장 과정 닮아
글로벌 거장 배출 위해선 애정어린 관심 우선돼야
2021. 03. 31(수) 20:25 가+가-

‘생각하는 아이’ 시리즈로 미술계에 주목을 받고 있는 성혜림 청년작가가 남구 월산동 작업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최근 광주·전남지역 인구 유출로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재 육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분야 뿐만 아니라 문화 분야 역시 지역 인재 키우기는 향후 미래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중요하다.

특히 26년간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는 문화수도 광주를 발판 삼아 향후 미술계의 글로벌 거장이 배출될 수 있도록 젊은 청년 작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젊은 작가들은 기존 미술시장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다. 갖은 어려움을 뚫어야 시장 진출의 기회를 겨우 얻어 한 발 내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젊은 작가들은 어려운 작업 환경 속에서도 경직되지 않고 자유분방한 가치를 작품 속에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어린 아이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통념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성혜림(34) 작가. 성 작가는 2011년 조선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광주시립미술관 양산동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내공을 쌓을 수 있었다.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지역 청년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무등현대미술관 입주 작가로 선정돼 2014년엔 유·스퀘어 금호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다수 개인전과 함께 2016년 광주에 첫 선을 보인 시내버스에 예술작품을 래핑한 ‘아트 시내버스’ 청년작가로 선정되면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아직 청년작가로서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 그는 더 좋은 표현 방법을 연구하고 광주·전남 외에 타 지역 활동까지 선보이기 위해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어릴 적부터 손으로 무엇인가 하는 것을 즐겨 했었죠. 조그마한 여백이나 노트에 주변 사물이라던가 단순화시킨 캐릭터 같은 것들을 그리는 것이 시작점이었어요. 이런 것들이 발전해 바깥 관심사들을 그려나갔고 자연스럽게 ‘나’라고 하는 스스로에 대한 내용으로 연결됐습니다. ”

성 작가 역시 대학 졸업 이후 청년작가로서 미술 시장에 바로 진입하는 것은 힘든 부분이 많았다. 갓 대학을 졸업한 입장에서 작업실 등 활동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불안정한 작품 활동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미술시장, 다시 말해 갤러리와 같은 상업 화랑도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진입의 문은 더욱 좁았다.

“지역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미술대를 졸업한 청년 작가들의 상황을 돕는 지자체나 문화예술기관의 지원이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되기 때문에 청년 작가들은 필요한 부분을 갖추기 위해 부족한 점을 다듬기도 하고 막막한 진행 방향에 좌표점 역할이 되기도 합니다.”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단순히 작품 제작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글, 전시 설치 및 서류 작성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쳤다.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 만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성 작가의 작품 속에는 늘 어린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캔버스 속 아이는 어느새 부쩍 성인의 나이를 넘긴 현실의 자아와 아직은 세상의 많은 것들이 낯선 여린 내면의 ‘나’ 그 중간쯤 위치한다.

그림 속 아이는 우리가 아는 실제 아이처럼 금방 쉽게 웃거나 혹은 당황한 감정에 우는 아이가 아닌, 특정 상황 속에서 지긋이 눈을 감은 아이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를 통해 변화무쌍한 현실 속 주변을 인지하고 그 안에서 삶의 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숨 돌리기 행위처럼 그림 속에 인상을 담아낸다.

“실제 내 모습이 아닌 아이를 통해 표현된 캐릭터는 관객과 가교 역할을 해요. 그림을 그리는 나 뿐만이 아닌 관객이 그림 속 아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투영함으로써 공감, 혹은 아이에 대한 응원을 통해 스스로에게 반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마치 지역 인재가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것처럼 아이가 멈춰 서 있지 않고 앞으로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을 담아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

최근 지역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계에서도 지역 청년작가를 키우기 위해 지역 원로작가와 청년작가가 협업, 호흡을 맞추는 기획 전시가 눈에 띈다.

지역 청년 작가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역량 있는 중견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는 무대인 셈이다.

무엇보다 지역 인재를 발굴하는 것은 애정 어린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 미술 혹은 예술이 생소한 상황에서 고가의 장식품이나 일방적 지원은 단순 소모성으로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뻔 한 답인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술이 세상을 느끼는 제 3의 눈으로 인식되고 익숙해지는 상황이 이뤄져야 해요.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닌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거나 혹은 실생활과 동떨어져 보이는 분야인 것 같지만 결국 삶 속의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지향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미술계가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새로운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미술계는 어느 분야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전시가 기획됐고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성 작가는 2020 광주시립미술관 코로나19 아카이빙 특별전 ‘또 다른 일상, 그림으로 기억하기’와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신세계갤러리에서 신년 기획으로 마련한 ‘2021, 반갑소!’에 참여했다.

“함께 하고 공유하기 어려운 시기에 다양한 감정 전달과 표현 방법의 가능성에 대해 문화·예술이 가진 기질을 활용했습니다. 일상의 속도가 느려진 시기에 미술, 혹은 예술에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는데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성 작가는 성장하고 있는 지역 인재로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도 피력했다.

“누구나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랑 받는 게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작품을 통해 솔직한 감정과 마주하는 일, 혹은 대화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생각입니다. 현재 활동들이 다양한 곳에서 선보여지면 좋겠습니다. 그림 속 아이처럼 차분히 잘 생각하고 준비하면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로필
▲8회 개인전 및 다수 단체전 참여
▲2017 전남문화관광재단 남도예술은행 작품공모 선정
▲2016 광주시 ‘아트 시내버스’ 참여 청년작가 선정
▲2016 제2회 전국섬진강 미술대전 ‘청년작가상’ 수상
▲2014 광주 무등현대미술관 3기 입주작가
▲2011 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양산동 6기 입주작가

/김다이 기자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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