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 vs 고함…어수선한 시정연설
與, 문대통령 입장 의원 전원 기립, 26번 박수
野 ‘이게 나라냐’ 피켓시위, 특검 수용 구호도
2020. 10. 28(수) 19:27 가+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며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이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의 수색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본회의장은 문 대통령 입장 전부터 시끄러웠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에 참석하려다 청와대 경호처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주 원내대표가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밝혔으나 경호처 직원은 스캐너로 신체 수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병석 국회의장 등에 청와대에 사과를 요청할 것을 요구하며 고함을 질렀다.

박 의장은 “사실을 확인한 후에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야당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박 의장은 다시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히고 “의원들도 시정연설을 경청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박수를 보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어서지 않았다.

박수와 고성이 엇갈리는 가운데 본회의장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야당 쪽으로는 별다른 시선을 두지 않고 의원들에게 목례를 건네며 곧장 연단으로 향했다.

박 의장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시작 직전 다시 한번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경청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5분부터 39분간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해 확실한 방역 안정과 경제 반등을 강조하며 연설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K-방역’, 기업 실적 개선,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26번 박수를 쳤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을 때와 연설을 마무리할 때는 기립박수가 나왔다. 다만 여야 협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서해상 공무원 피격 등의 언급이 나올 때는 야당 쪽에서 고성과 항의가 제기됐다.

10시 44분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항의성 피켓을 들고 있는 야당 의원 쪽을 지나 퇴장했다.

피켓에는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 이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문 대통령은 특별한 동요 없이 걸음을 옮겼다.

문 대통령은 이후 본회의장 뒤편에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인수를 나눈 뒤 문밖으로 나섰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본관에 들어섰을 때도 양쪽으로 도열해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특검법 거부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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