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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춘추

‘시일야방성대곡’
김종민
사회부장

2019. 09.01. 18:02:28

‘아! 원통하고, 아! 분하다. 우리 이천만 동포여 살았느냐? 죽었느냐? 단기 이래 4,000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망하고 말았구나! 원통하다. 동포, 동포여!’

경술국치(庚戌國恥) 109년이다. 다시 대한민국은 일본의 침략에 마주했다.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않겠다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지만, 적전 분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목놓아 외치는 황성신문 발행인 장지연의 절규가 맴돈다.

바람 앞 촛불인데도 나는 진보, 너는 보수, 두 동강 난 우리다. ‘내로남불’ 정치공학적 구도에 매몰돼 사망선고를 받은 국회. 정말이지 이게 나라냐 싶다.

2019년 8월29일 추념식. 아베 정권의 치졸한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술국치 잊지 말고 친일세력 척결하자’, ‘일제(日製)의 사용은 일제(日帝)로의 회귀’…. 독립군가를 부르고 만세를 삼창했다.

나는 감히 이렇게 생각한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서 촉발한 이번 사건은 ‘기해왜란(己亥倭亂)’이라고 규정한다. 다만 427년 전 임진왜란(壬辰倭亂)에 비하면, 이번에는 절대 당하고만 있지 않은 것이 다른 점이다.

아니다. 그 때도 꺾이지는 않았었다. 한 시대를 타고난 걸출한 영웅 이순신이 있었고, 역사에 남은 불멸의 신화를 만들어 낸 호남인, 분연히 떨쳐 일어선 백성들이 있었다. 세계 해전사의 으뜸으로 꼽히는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격퇴한 ‘13척의 승리’는 또 어떤가.

1910년 8월29일, 일제는 우리나라의 주권을 완전히 빼앗았다. 강제 합병, 경술년에 일어난 치욕스러운 일이다. 8월22일 이완용과 데라우치 사이에 합병조약이 조인되고, 29일 공포됐다. 이후 우리는 36년 동안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앞서 1905년 11월20일자 황성신문 2면에 실린 시일야방성대곡. 저 간악한 이토 히로부미를 힐난하고 을사오적을 우리 강토와 국가를 남에게 바치고 백성들을 노예로 만들려는 ‘매국의 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을사조약은 고종황제가 승인을 거부했으므로 무효라고 했다.

그렇다. 부끄러운 역사를 기억하며 반일과 항일을 넘어 극일로 가는 중대한 시기에 다름없다. 단일대오가 흔들려선 안된다.

법무장관에 지명된 조국 후보자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떠들썩 하다. 두둔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라고 말해둔다. 어쩌면 논란의 중심은 딸 문제다. 수시전형으로 대학을 가는 학생이 70%에 달하는 현실에서 이 참에 ‘불공정한 게임’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직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마땅히 바람직하다. 하지만, 다분히 주관을 앞세우거나, 특히 개인감정에 몰입돼선 안된다.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더욱 그러하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더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목에 어깃장을 놓는 친일 종일세력, 박정희-전두환-이명박-박근혜가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무한질주는 이제는 멈춰세워야 할 때다.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본의 흉계를 통렬히 공박해 그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일제 청산이 급하다.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찬양하면서 기득권을 누려온 사람들이 이 땅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다. 과거 군국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일제는 경제침략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분노한 우리 국민들은 일본 불매운동 중이다. 제2의 독립운동이다. ‘가깝지만 먼 나라’와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데 핵심은 무엇인가. 바로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에 있다. 역사교육의 강화다. 준동하는 친일을 경계로 삼고 ‘제2의 이순신’ 같은 지도자를 내야 하는 이유에서다.

경술국치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에서 계기교육을 실시했다. 물론 조기를 게양했다. 사회관계망(페이스북)올 통한 관련 댓글 달기, 기억하기 이미지 제작 게시에도 나섰다. 전문가 그룹으로 T/F를 구성해 학교 내 친일잔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청산작업까지 속도가 붙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픈 역사를 제대로 기억함으로써 미래의 올바른 역사를 써 나갈 수 있다.

웨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역사에도 조예가 깊은 짐 로저스는 세계의 중심은 아시아로 넘어오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은 ‘가장 눈부시게 발전할 행복한 나라’라고 예측했다. 일본은 2050년 안에 망하거나 최악의 범죄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방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승리의 역사만 있을 것이다. 국론을 모아서 일본에 휘둘리지 않는, 외세에 휘둘리지 않는 더욱 굳건한 나라를 만들자. 지금 시대적 소명이 눈 앞에 있다.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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