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고려고 ‘성적조작’ 공방…“애꿎은 학생들 피해”
“아전인수 변명만” vs “부도덕한 학교 아니다”
학교측 회견서 증거 제출 등 요구…혼란 가중
2019. 08. 22(목) 19:24 가+가-

문형수(왼쪽 세번째) 교장 등 고려고등학교 관계자들이 22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감사 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교육 사망’ 근조 현수막을 내건 고려고등학교가 성적 상위권 특별관리 등 부당한 학사운영을 지적한 광주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아전인수,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고려고 문형수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22일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험문제 출제 논란, 학교 운영의 부족함 등으로 학생, 학부모, 시민들께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실수와 오류는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을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부도덕한 학교가 아니다. 이른바 ‘입시학원화’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감사 결과를 부정했다.

먼저 상위권 학생들로 구성된 수학 동아리에 제공된 유인물에서 기말고사 5문제가 그대로 출제된 유출 의혹과 관련해선 “동아리 학생 일부는 보도를 통해 이를 인지할 만큼 교사가 강조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다. 정답률을 확인해보니 이득을 본 학생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열반은 최상위권 학생 특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위권 학생에게 필요한 영어, 수학 과목 수준별 이동수업이라며 전국 1만1천789개 중·고교 중 2천22곳이 수준별 이동수업을 한다는 지난해 6월 학교 알리미 공시 정보도 제시했다.

서술형 채점 오류, 학생 과목 선택권 제한 등도 상위권 학생을 위한 특혜가 아니고 다른 학교에서도 흔히 생길 수 있거나 일반화한 현상으로 ‘편파 감사’라고 주장했다. 다만 상위권 학생 특혜의 온상으로 지목된 기숙사는 폐쇄했다고 밝혔다.

문 교장은 “고려고는 내신보다 수능 성적이 훨씬 잘 나오는 학교인데 이 또한 내신 성적 조작과 비리로 만들어진 결과이겠냐”며 “고발과 파면, 해임 등 교사 80%가 징계를 받을 만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결정해 놓은 듯 조직적 범죄집단으로 매도해 자백을 강요하고, 인격과 인권을 무시해 감사를 벌였다. 오만한 교육권력의 횡포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학교 측은 현수막을 걸고 항의한 것에 대해 의혹이 아닌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는 시교육청은 성적조작과 성적비리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협박·조작감사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시교육청은 즉각 반박했다. “평가와 교육과정의 적절성에 관해 확인된 객관적 사실들만 지적했다”며 “감사 조작과 겁박이라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각각인 주관식 채점 사례 등을 제시하며 부실한 성적 관리 실태를 들었다. 3학년 1학기 수학 시험에서는 7점 만점 문제에 똑같은 답을 적어 부분 점수 3점을 받은 학생 3명 중 1명만 이의를 제기해 7점으로 정정됐으며 나머지는 점수가 유지됐다.

서술형 답란 칸을 잘못 기재했는데도 만점 처리하고 답안지 한 면만 채점하고 다른 면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등 3년간 채점 오류만 1천500건에 달했다고 시교육청은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문제 유출 의혹에서 감사를 시작해 성적 처리,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니 부적정한 부분이 상당히 나왔고 학교 측에서도 이를 인정하면서도 나름대로 변명한 것으로 본다”며 “사실에 근거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고려고가 조목조목 감사 결과를 반박하고, 시교육청은 이를 재반박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학교 현장의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2020학년도 대입수능시험 원서접수가 시작된 고3은 물론, 전체 학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안팎의 우려 또한 확산되고 모습이다.

한편, 광주교사노조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등 교육시민단체는 수사 의뢰에 종합감사 실시, 임시이사 파견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교 관리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김종민 기자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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