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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에게 더욱 개방돼야할 문화시설
최정낭
문화학 박사

2019. 07.04. 18:43:40

지난 금요일, 노년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참여자들과 야외수업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의 다섯 장르인 시각, 청각, 언어, 무대, 그리고 미디어영상 예술 중 무대예술을 제외한 나머지 네 장르를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참여자들은 각각의 예술장르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인생이야기(예술자서전)를 써가는 과정중심 프로그램이다.

이날 수업은 참여자들이 자서전에 대한 전체적인 글 흐름을 파악하고, 중점을 두고 싶은 부분이나 목차 혹은 제목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해 전남대학교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각자 관심 있는 책을 한권씩 고르고 학생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은 메모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프로그램의 일정상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할애하지 못하고 나와야 했기에 “아니, 한 십분 밖에 책을 안본 것 같은데 시간이 다 됐다고 하셔서…”라며 안타까워 하셨다.

운동장으로 나와서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했다. 옹기종기 바닥에 앉아 즐기시는 모습이 영락없는 학생들 모습이었다. 점심을 먹고 야외수업의 목적인 도서관에서 의미 있게 읽었던 글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분이 “자서전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의 이야기를 쓰면 되는 것이다. 잘 쓰려고 하면 안 된다”라는 구절이 와 닿아 글쓰기에 부담이 덜어졌다고 했다. 어떤 분은 자서전의 목차와 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내가 태어난 시점부터 학창시절, 청년기, 장년기, 그리고 노년기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순서대로 틀을 잡아서 쓰고, 생각이 안날 경우에는 그때의 사진을 앨범에서 찾아서 한 번씩 보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까지 하셨다. 그리고 “자서전을 쓰는 시기는 따로 없으며 누구나 자서전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자서전을 쓸 수 있는 이 이점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다.

이 모든 것들이 강사인 내가 수업시간에 해야 하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젊은 강사인 내가 수업시간에 전하는 말은 귀로 만 듣는 수업이 될 수 있다. 동료들 모두 자신에게 다가온 한 구절 한 구절들을 읽어나갈 때 같이 앉아서 듣고 있는 참여자들에게는 마음으로 들어온 수업이 됐을 것이다. 모두 15명이 발표를 했으니 그날 하루 우리는 총 15권의 책을 읽고 정리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만족해했다. 수업의 마지막엔 그 중의 한분이 준비해 온 하모니카 연주로 마무리를 했다. 연주가 끝나자 뜻밖에도 “선생님, 이게 끝이에요? 다시 도서관으로 안 가나요?”라고 반문했다. 다시 도서관으로 가고 싶어 했다.

지난 5년 동안 노년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적잖은 것을 느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참여자들의 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그들의 욕구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복지관에서는 이러한 참여자들의 수준을 다 응해주기는 힘든 현실이다. 국립대학교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광주의 문화예술 기반시설들을 노년층이 이용하기 편한 환경으로 정비해 그 활용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국립대학교의 도서관과 언어학습 프로그램, 인문학 강의 그리고 아시아문화전당, 박물관, 미술관 전시 등에 관한 정보를 노년층이 좀 더 편하게 접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문화예술의 일상화가 좀 더 현실적으로 와 닿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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