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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독립 꿈꾸다] (1)프롤로그
독립출판물 다루는 작은 서점…‘소확행’ 부르는 문화공간
책방지기 선호에 따라 책 엄선·판매
독립서점 ‘창업 붐’ 유행 전국적 인기
운영난 타개책 모색 시급…대안 제언

2019. 04.07. 18:41:05

독립서점이 최근 전국적인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도 지난 3년 새 15곳 이상의 독립서점이 문을 여는 등 ‘창업 붐’이 일고 있다. 사진은 광주 동구 동명동의 독립서점 ‘책과생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넓은 공간과 그 안에 각종 분류대로 빼곡히 차 있는 책, 곳곳에 마련된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책을 보는 사람들. 대형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래도록 이런 풍경은 우리의 뇌리 속에 각인 돼 왔다. 누구나 ‘서점’을 떠올리면 생각할 수 있는 이미지다.

천편일률적인 대형서점의 모습에 지친 사람들에게 대안과도 같은 공간, 바로 ‘독립서점’이다. 독립서점은 대형서점이 책을 다루는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1인출판물·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독립서점의 정의는 특정하게 설정돼 있지 않으나 주로 작고 아담한 규모가 특징이고, 책방지기의 취향에 따라 책을 선별해 소개하는 곳으로 이해하면 된다.

또한 기존의 대형서점 이외 동네서점이 학습지나 참고서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것을 주 영업 목적으로 삼았다면, 독립서점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독립서점은 대형서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1인 출판이나 독립출판을 통해 만들어진 책들을 다루며, 책방지기의 선호에 따라 특정 주제에 맞는 책만 다루는 책방으로 볼 수 있다. 때로는 문구류, 포스터, 디자인 소품 등을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책을 다루는 독특한 방식,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출판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서점은 현대인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독립서점이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창업 붐’이 불고 있다. 유행처럼 번진 독립서점은 서울을 시작으로 경기, 광주, 제주, 부산, 대구, 전주부터 심지어는 충북 괴산과 완도 등 지역을 불문하고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무인서점 ‘연지책방’.

독립서점은 지난해 기준 최근 3년간 1주일에 2곳 이상 개점했다. 전국의 독립서점은 2015년 101개에서 2018년 466개로 늘어났다.

광주도 2015년부터 독립서점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광주 독립서점의 1세대라 볼 수 있는 ‘파종모종’을 시작으로 ‘라이트라이프’, ‘책과 생활’, ‘연지책방’, ‘공백’ 등이 이 무렵 생겨났다. 이후 ‘동네책방 숨’, ‘지음책방’, ‘심가네 박씨’, ‘러브앤프리’, ‘이상현실’, ‘검은책방 흰책방’, ‘삼삼한 책방’, ‘소년의 서’, ‘손탁앤아이허’, ‘텍스트럭트’, ‘메이드인아날로그’, ‘예지책방’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이에 광주는 서울,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의 독립서점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가 됐다.

광주 독립서점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인근의 동구 동명동·산수동, 남구 양림동에 둥지를 틀었으며, 시간이 흐른 지금은 북구 중흥동·용봉동, 서구 화정동, 광산구 수완동·신창동 등 전역에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 광주지역은 물론, 전국 대부분의 독립서점이 자리한 곳은 외진 골목길이나, 건물의 2층 등 유동인구와 직접 닿지 않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공간들을 직접 찾아 원하는 책을 구매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독립서점의 인기는 날로 더해가고 있다.

또한 독립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임을 넘어, 작가와의 대화,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열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되면서 도시문화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책맥’부터 악기 연주와 책을 곁들이는 작은 음악회, 정기적으로 시낭송을 하는 프로그램 등 다채롭다.

이처럼 독립서점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도심 속 소소한 힐링을 제공하는 낭만적인 공간이다. 독립서점을 필두로 다채로운 문화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실제 독립서점 주인들은 운영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이책의 소비가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비슷한 형태의 소규모 서점들이 늘어나면서 독립서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신선한 이야깃거리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독립서점은 이제 오롯이 책을 판매한 수익금만으로 운영을 이어나가기엔 턱없이 열악한 상황이 됐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지 않는다면 자연히 폐업수순을 밟게 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지역의 1세대 독립서점으로 알려진 다수의 서점도 최근 폐업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독립서점도 하나의 상품을 파는 공간이라는 인식 자체가 부재한 현실도 문제다. 독립서점을 향유하는 층은 주로 젊은이들인데, 책을 구매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공간에 대한 사진을 남기고 SNS 등에 올리는 용도로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독립서점은 도서 정가제로 책을 판매하는데, 오프라인 독립서점에서 책의 실물을 확인하고 정작 구매할 때는 할인이 적용된 온라인 서점에서 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독립서점이 자생력을 갖추고 ‘독립’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

먼저 광주지역 독립서점을 직접 방문해 대표들과 인터뷰하고 광주 독립서점의 현주소를 돌아본다. 이후에는 서울·부산의 독립서점의 운영 사례, 미국 뉴욕의 독립서점을 방문 취재한 후 광주 독립서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12회의 연재 기사를 통해 제언할 방침이다.
남구 양림동의 ‘라이트라이프’

서울에서는 우리나라 대표 독립서점인 홍대의 ‘땡스북스’, 용산 해방촌에서 사진과 독립출판서적을 다루는 ‘스토리지북앤필름’, 예술서적을 다루는 ‘더북소사이어티’, 해방촌의 문학서점 ‘고요서사’, 음악서점 ‘라이너노트’ 등을 방문한다.

부산에서는 국책 연구원 출신의 교수가 기초과학·대중과학에 대한 서적만 선별해 다루는 ‘자연과학책방 동주’, 이민아 시인이 직접 운영하는 시 전문 서점 ‘낭독서점’을 취재한다.

해외 취재로는 미국 뉴욕 독립서점의 운영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다.

뉴욕은 출판의 중심지로, ‘독립서점’의 발신지이기도 하다. 뉴욕 자리한 다수의 독립서점은 서점 대표의 취향과 철학대로 공간을 꾸몄고, 각기 다른 콘셉트와 전략, 저마다의 이벤트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뉴욕에선 ‘18마일의 책(250만권)’을 보유한 뉴욕 독립서점의 왕 ‘스트랜드 북스토어’, 예술가들을 위한 출판을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 독립출판물 메카이자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힘으로 운영하는 비영리 독립서점 ‘프린티드 매터’ 등을 찾는다.

또한 베테랑 큐레이터가 컬렉션 해주고 자기가 쓴 책을 찍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책 머신’이 있는 ‘맥널리 잭슨’, 기증받은 중고서적의 수익금을 노숙자와 에이즈 환자를 위해 기부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하우징 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 페미니즘·인종차별·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모임이자 요가클래스, 호신술 워크숍 등을 운영하는 ‘블루스타킹스’ 등을 방문해 디렉터, 직원들과 각 독립서점별 우수 사례와 운영 방향 대해 취재, 보도할 예정이다./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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