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친노패권주의
김진수
서울취재본부장 ‘호남때리기’ 이면, 영·호남 주도권 다툼 있어 호남의 정치적 자산은 반드시 지켜내야
서울취재본부장 ‘호남때리기’ 이면, 영·호남 주도권 다툼 있어 호남의 정치적 자산은 반드시 지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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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5. 31(일) 19:18 가+가-
지금 호남에는 ‘호남정치복원’과 ‘호남 때리기’라는 양극단의 정치가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 상극의 정치 충돌은 더 첨예해 질 것이며 호남정치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호남정치복원’은 과거 정권교체와 민주주의의 투쟁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던 호남정치를 다시 복원하자는 주장이고, 호남은 기득권을 가진 구태정치집단이니 현역 국회의원들을 인위적으로라도 물갈이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이 ‘호남 때리기’이다.
‘호남정치복원’과 ‘호남 때리기’ 논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꽤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995년 역사적 정권교체를 위해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신당창당을 추진했을 때, 당시 이기택 총재 계열의 영남 정치인들은 DJ를 향해 분열주의, 지역주의 구태정치라는 호남 때리기에 열중한바 있다.
이후 호남 때리기가 가장 극성을 부렸던 시기는 2003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 시절이었다. 그때 분당을 주도했던 친노 세력은 “호남을 때려야 영남에서 표가 나온다”는 지역주의에 기반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고, 탄핵열풍에 휩쓸려 광주에서는 민주당 의원이 100% 물갈이 되는 정치적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태로 호남의 정치적 자산 단절현상이 두드러져, 이후 변변한 대권주자를 발굴하지 못함은 물론 이제는 당권주자마저도 당선시키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호남에서 야당대표를 배출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렇게 ‘호남정치복원’과 ‘호남 때리기’를 분석하다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 논쟁의 이면에 호남과 영남 야권세력들 간의 정치적 주도권 다툼 문제가 내재돼 있다는 점이다.
호남이 친노 세력과 정치적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동진(東進)정책에서 비롯됐다. 김대중 대통령은 야당의 정치적 기반을 영남지역에도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영남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도 김대중 대통령 동진정책의 산물이었다.
호남인들은 노무현 대통령 탄생이후 친노 세력이 영남에서도 확고한 지지기반을 다져 정권재창출이 지속가능해 지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친노세력은 지지기반을 확대하기는커녕 강경일변도의 정치투쟁으로 중도층을 떠나게 했고 자신들의 텃밭인 영남에서의 지지기반도 사실상 무너지고 말았다.
실제 영남지역 국회의원 의석 67석 가운데 새정치연합의 의석은 2석에 불과하다. 풀뿌리 지역정치로 내려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역의원 가운데 경남 2석, 경북 2석, 부산2석, 대구 2석에 불과하다. 겨우 의석수 3%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친노세력의 정치기반 와해와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집필한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노 대통령 5년 동안에 민주당 지지 기반이 무너졌다. 대북 지원에 대한 특검, 분당 등은 잘못된 것이었다. 게다가 원칙도 없이 한나라당에 연립정부를 제시하고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사람들과 젊은이들을 실망시킨 것은 참으로 아쉬웠다”
호남의 한 중진 의원은 “지지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린 친노 세력이 지금 호남을 향해 구태정치라 몰아붙이며 호남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결국 호남의 유력한 정치적 자산들을 솎아내야 보다 용이하게 친노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호남인들은 친노 세력들이 더 이상 호남을 거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하고 “사실상 지지기반도 없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한 빈껍데기뿐인 친노세력이 당권 장악을 위해 호남을 이용하는 것을 단호히 배격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호남인들은 요즘 ‘어떻게 야권을 바꿔 정권교체의 길을 개척할 것인가’를 놓고 심사숙고 중이다. 금남로와 충장로, 그리고 목포와 순천의 대폿집에서 “친노 세력의 호남 때리기에 주눅이 들어, 2004년과 같은 정치적 단절현상을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정치자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되고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까지 약 38년이 결렸다. 호남의 정치를 복원하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호남이 정권교체의 중심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호남의 정치적 자산이 확대 재생산돼야 한다.
호남의 정치자산이라고 인정할만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가능성이 없는 정치인은 과감하게 낙오시키는 성숙한 민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것이 진정 호남정치를 부활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jskim@kjdaily.com
jskim@kjdaily.com
‘호남정치복원’은 과거 정권교체와 민주주의의 투쟁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던 호남정치를 다시 복원하자는 주장이고, 호남은 기득권을 가진 구태정치집단이니 현역 국회의원들을 인위적으로라도 물갈이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이 ‘호남 때리기’이다.
‘호남정치복원’과 ‘호남 때리기’ 논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꽤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
이후 호남 때리기가 가장 극성을 부렸던 시기는 2003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 시절이었다. 그때 분당을 주도했던 친노 세력은 “호남을 때려야 영남에서 표가 나온다”는 지역주의에 기반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고, 탄핵열풍에 휩쓸려 광주에서는 민주당 의원이 100% 물갈이 되는 정치적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태로 호남의 정치적 자산 단절현상이 두드러져, 이후 변변한 대권주자를 발굴하지 못함은 물론 이제는 당권주자마저도 당선시키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호남에서 야당대표를 배출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렇게 ‘호남정치복원’과 ‘호남 때리기’를 분석하다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 논쟁의 이면에 호남과 영남 야권세력들 간의 정치적 주도권 다툼 문제가 내재돼 있다는 점이다.
호남이 친노 세력과 정치적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동진(東進)정책에서 비롯됐다. 김대중 대통령은 야당의 정치적 기반을 영남지역에도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영남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도 김대중 대통령 동진정책의 산물이었다.
호남인들은 노무현 대통령 탄생이후 친노 세력이 영남에서도 확고한 지지기반을 다져 정권재창출이 지속가능해 지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친노세력은 지지기반을 확대하기는커녕 강경일변도의 정치투쟁으로 중도층을 떠나게 했고 자신들의 텃밭인 영남에서의 지지기반도 사실상 무너지고 말았다.
실제 영남지역 국회의원 의석 67석 가운데 새정치연합의 의석은 2석에 불과하다. 풀뿌리 지역정치로 내려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역의원 가운데 경남 2석, 경북 2석, 부산2석, 대구 2석에 불과하다. 겨우 의석수 3%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친노세력의 정치기반 와해와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집필한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노 대통령 5년 동안에 민주당 지지 기반이 무너졌다. 대북 지원에 대한 특검, 분당 등은 잘못된 것이었다. 게다가 원칙도 없이 한나라당에 연립정부를 제시하고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사람들과 젊은이들을 실망시킨 것은 참으로 아쉬웠다”
호남의 한 중진 의원은 “지지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린 친노 세력이 지금 호남을 향해 구태정치라 몰아붙이며 호남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결국 호남의 유력한 정치적 자산들을 솎아내야 보다 용이하게 친노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호남인들은 친노 세력들이 더 이상 호남을 거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하고 “사실상 지지기반도 없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한 빈껍데기뿐인 친노세력이 당권 장악을 위해 호남을 이용하는 것을 단호히 배격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호남인들은 요즘 ‘어떻게 야권을 바꿔 정권교체의 길을 개척할 것인가’를 놓고 심사숙고 중이다. 금남로와 충장로, 그리고 목포와 순천의 대폿집에서 “친노 세력의 호남 때리기에 주눅이 들어, 2004년과 같은 정치적 단절현상을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정치자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되고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까지 약 38년이 결렸다. 호남의 정치를 복원하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호남이 정권교체의 중심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호남의 정치적 자산이 확대 재생산돼야 한다.
호남의 정치자산이라고 인정할만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가능성이 없는 정치인은 과감하게 낙오시키는 성숙한 민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것이 진정 호남정치를 부활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jski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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