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시간을 늘려야 하는 이유
김대종 전무이사
- 재생 준비중
2012. 10. 16(화) 00:00 가+가-
오는 12월1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후보들은 정작 국정운영을 위한 공약보다는 상대방의 허점과 급소(?)만을 노리는 듯한 양상이다. 이번 18대 대선 역시 시종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 후보 쪽은 벌써부터 북한과 관련한 식상한 문제를 끄집어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또다시 ‘한건주의’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국민의 눈을 가리는 한건주의는 더 이상 용납이 돼선 안 된다. 이번 선거만큼은 투표과정이 가장 투명하고 국민적 공감이 가는 선거여야 한다.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표제도’ 까지도 개선이 필요하면 바로 잡아져야 한다.
지난주에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광주 전남 시민행동’을 발족하고 ‘18대 대통령 선거부터 투표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서명에 나선 이들은 우선 공직선거법이 개정돼야 하기에 여야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같은 무렵, 서울에서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헌법소원을 제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민변은 현행 ‘선거법 제155조1항’에 투표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못 박아져 있어 국민들의 참정권이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맞는 얘기다. 현행 투표시간은 박정희·김대중 후보가 맞붙었던 7대 대선 때 정해진 선거종료 시간으로 4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강산이 바뀌어도 4번이 바뀐 셈이다. 이처럼 투표연장 문제는 낡은 제도를 떠나 역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을 직시해 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97년 15대(김대중 승리) 대선에서 80%을 기록한 이후 16대(노무현) 70%, 17대(이명박) 63%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낮은 투표율이 나타나면 당연히 대의민주주의에 있어 대표성의 위기뿐 만아니라 정치 불안과 국정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의 사례를 보자. 유엔이 조사한 OECD회원국의 투표율이 71%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표 종료시간이 8시~10시인 나라들이 많고 이틀에 걸쳐 투표하는 나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투표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투표권 행사를 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집단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선 꼭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투표 연령을 더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투표일을 아예 법정 공휴일로 해야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투표시간의 연장’이기 때문에 당장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여야가 합의만 하면 임시국회를 통해 언제든지 가능 하다.
일각에선 비용이 훨씬 더 추가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은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투표율을 가지고 유·불리를 따지는 세력들이나 하는 말이다. 더 이상 투표율을 승패공식으로 여기는 정당이 있다면 절대로 정권을 맡겨선 안 된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날,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로 공격한 파렴치범들이 검거된 사건이 기억난다. 지구촌이 우리를 비웃었다. 어디 아프리카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대사건이었지 않았는가.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국민들의 눈과 수준도 정치인들 이상으로 높아졌다. 예전처럼 그저 호락호락 넘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비용이 문제된다면 국가의 가장 큰 대사, 그것도 대통령을 뽑는 일이기에 그 정도의 비용은 감당해야 한다. 또 4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은 기술적 투·개표의 진화 또한 신뢰할 필요가 있다.
뭐니 해도,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해법은 간단하다. 유력 후보들이 나서서 풀면 그만인 것이다. 서로가 ‘국민 대통합’을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대국민 화합 차원에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는다.
가까운 일본에선 최근 투표시간을 2시간 늘린 결과 투표율이 10% 가까이 높아졌다는 선례가 있다.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의식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투표 불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출근 등 개인적인 일’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는 54% 투표율을 보인 19대 총선 때 직장인 절반이 정상근무를 했다는 것을 뒷받침한 것으로 투표시간을 늘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맞는 얘기다. 현행 투표시간은 박정희·김대중 후보가 맞붙었던 7대 대선 때 정해진 선거종료 시간으로 4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강산이 바뀌어도 4번이 바뀐 셈이다. 이처럼 투표연장 문제는 낡은 제도를 떠나 역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을 직시해 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97년 15대(김대중 승리) 대선에서 80%을 기록한 이후 16대(노무현) 70%, 17대(이명박) 63%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낮은 투표율이 나타나면 당연히 대의민주주의에 있어 대표성의 위기뿐 만아니라 정치 불안과 국정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의 사례를 보자. 유엔이 조사한 OECD회원국의 투표율이 71%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표 종료시간이 8시~10시인 나라들이 많고 이틀에 걸쳐 투표하는 나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투표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투표권 행사를 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집단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선 꼭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투표 연령을 더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투표일을 아예 법정 공휴일로 해야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투표시간의 연장’이기 때문에 당장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여야가 합의만 하면 임시국회를 통해 언제든지 가능 하다.
일각에선 비용이 훨씬 더 추가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은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투표율을 가지고 유·불리를 따지는 세력들이나 하는 말이다. 더 이상 투표율을 승패공식으로 여기는 정당이 있다면 절대로 정권을 맡겨선 안 된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날,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로 공격한 파렴치범들이 검거된 사건이 기억난다. 지구촌이 우리를 비웃었다. 어디 아프리카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대사건이었지 않았는가.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국민들의 눈과 수준도 정치인들 이상으로 높아졌다. 예전처럼 그저 호락호락 넘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비용이 문제된다면 국가의 가장 큰 대사, 그것도 대통령을 뽑는 일이기에 그 정도의 비용은 감당해야 한다. 또 4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은 기술적 투·개표의 진화 또한 신뢰할 필요가 있다.
뭐니 해도,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해법은 간단하다. 유력 후보들이 나서서 풀면 그만인 것이다. 서로가 ‘국민 대통합’을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대국민 화합 차원에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는다.
가까운 일본에선 최근 투표시간을 2시간 늘린 결과 투표율이 10% 가까이 높아졌다는 선례가 있다.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의식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투표 불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출근 등 개인적인 일’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는 54% 투표율을 보인 19대 총선 때 직장인 절반이 정상근무를 했다는 것을 뒷받침한 것으로 투표시간을 늘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