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의회 제9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성희록 의혹이 제기된 의원이 의장 후보로 등록, 논란이 일었으나 자진 사퇴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불법 촬영이 적발되면서 투표가 두 차례 파행되는 등 원 구성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7일 남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 제3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기획총무위원회, 사회건설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다시 선출하려 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이에 앞서 남구의회는 지난 4일 열린 제30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치려 했으나, 당시 기획총무위원장 투표 과정에서 ‘불법 촬영’ 의혹이 제기돼 한 차례 파행을 겪었다.

불법 촬영 의혹은 투표소 내에서 사진 찍는 소리를 포착한 A 의원이 정회를 요청하면서 제기됐다. 이 요청을 받아들인 남구의회가 진상 파악에 나서자 일부 의원이 사진 촬영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남구의회는 상임위원장 투표를 5일 오전 11시로 연기하며, 투표 전 자체 간담회를 통해 투표용지 촬영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 대한 처분을 논의하려 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불법 촬영 의혹을 받는 4명 등 총 5명이 참석하지 않아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간담회 불참자들은 뒤이어 열린 제2차 본회의에는 참석했으나 이 중 한 명인 B 의원이 오전 11시4분께 본회의장에 들어온 사무국 직원에게 “직접 나와 지각 사유를 마이크로 정확히 말씀해 달라”고 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B 의원의 ‘요청’에 늦게 온 직원이 의원 11명 앞에서 공식 사과를 하면서 본회의가 진행되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C 의원이 자신의 집무실에 놓여져 있던 사전 간담회 자료에 대해 “만든 직원이 누구냐”며 “의원 집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한 공직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C 의원이 말한 자료는 본회의 전 열렸던 간담회에서 배포, 공유된 것으로 지방의회 구성과 상임위원회 선출 등에 관한 법령과 선출 무효 관련 사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C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의원 간 고성이 오가면서 본회의장은 ‘도떼기 시장’을 연상케 했다.

그러다 D 의원이 “지난 4일 상임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불법 촬영’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해당 의혹을 받는 의원 4명에 대해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자 의원 간 언쟁은 한 층 더 격화됐다.

D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우리 일은 우리끼리 해결해야 한다”거나 “투표가 끝난 뒤 뒤늦게 정회를 요청한 건 효력이 없다”는 등 반발하면서 제2차 본회의는 오후 12시25분께 정회됐다.

청사 내 중계 방송을 통해 일련의 상황을 모두 지켜본 남구 관계자는 “기초의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본 것 같다”며 “의원 간 다툼에 사무국 직원을 끌어들이다니 기가 차다”고 꼬집었다.

한편 자신의 집무실에 자료를 두고 간 공직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은 C 의원에 대해 의회 안팎에서 ‘갑질 논란’이 일자 C 의원은 “해당 공직자와 통화해 사과했다”며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자료를 만든 것은 이해하지만, 공직자는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하기에 이를 좌시할 수 없어 한 말이었다”고 설명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