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지방 소멸 위험이 더욱 커졌다. 전남도청이 소재한 무안군과 서부권 대표 도시인 목포시까지 ‘소멸위험지역’에 신규 진입하는 등 전남의 소멸 위험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높았다.

30일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이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여름호에 수록한 ‘지방소멸 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남 소멸위험지수는 0.329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0.61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소멸위험지수는 20-39세(임신·출산 적령기)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 수로 나눈 값이다. 소멸위험지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소멸 위험은 커진다. 소멸위험지수가 1.5 이상이면 소멸 저위험, 1.0-1.5이면 보통, 0.5-1.0이면 주의, 0.2-0.5면 소멸 위험,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한다.

전남 인구는 179만8천명으로 10년 전 대비 5.1% 감소했다. 20-30대 여성 인구는 23.4% 급감한 반면, 고령인구 비중은 26.4%까지 늘었다.

특히 목포시와 무안군이 올해 소멸 위험 지역에 신규 포함됨에 따라 전남은 전체 22개 시·군 중 90.9%(20개)가 소멸 위험 지역이 됐다.

20-30대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의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소멸 고위험 시·군은 11개(고흥·신안·보성·함평·구례·진도·곡성·장흥·해남·완도·강진)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남 22개 시·군 중 순천시와 광양시 2곳만 소멸 주의 지역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소멸 위험으로 진입한 지역의 경우 대부분 곧장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악화된다는 점이다.

실제 2003년 소멸 위험 지역에 진입했던 고흥·신안·보성·함평·곡성의 경우 20년 사이 전체 인구가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33%까지 급감했다. 이 중 20-39세 여성 인구는 58-67%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이와 달리 65세 이상 인구는 26-43%까지 폭증했다.

소멸위험지역 증가는 결국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저출생 대책과 마찬가지로 지방소멸 대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이에 따라 지방소멸 흐름을 늦추거나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에 따른 적절한 정치적 개입과 지역 주체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인구 대전환 프로젝트 100대 과제를 수립해 전남도 출생수당, 100억원 규모 청년 희망펀드 조성, 외국인 조기 안착 등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대책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라며 “원스톱 돌봄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인구 감소 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