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들인 동구 ‘청년의 집’…“광주 청년은 안돼요”
보증금 100만원·月 10만원에 7-9평대 개인공간 등 제공
타 시·도민만 가능 ‘역차별’…응모 저조해 기간 연장 ‘빈축’
2024. 05. 29(수) 20:37 가+가-

이미지=아이클릭아트

광주시와 동구가 23억여원을 들여 보증금 100만원과 월세 10만원만 내면 공유 시설과 함께 7-9평대 개인 공간에 최대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동구 청년의 집’을 조성했으나, 지역민들은 입주가 불가능해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동구에 따르면 타 시·도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동주거를 경험함으로써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며 이들의 관내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총사업비 23억7천900만원(국비 3억5천500만원, 시비 18억4천600만원, 구비 1억7천800만원)을 들여 동구 동계천로 85번길 6-23번지에 쉐어 하우스 형식의 ‘동구 청년의 집’을 지난해 9월20일 준공했다.

쉐어 하우스는 개인 공간에 살면서 주방 등 일부 시설은 공유하는 주거 형태로, 동구 청년의 집의 공간 구성은 ▲1층 커뮤니티 공간(공동 이용) ▲2층 32평/4호 ▲3층 31평/4호 ▲4층 19평/2호로 돼 있으며 각 호엔 1명만 입주 가능하다.

단기 계약(3-6개월)만 가능한 4층의 2개호를 제외한 나머지의 계약 기간은 1년이며 1회 연장이 가능하다. 거주 비용은 층과 무관하게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관리비 별도)으로 동일하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8년 동구가 보조 사업자 자격으로 광주시와 함께 ‘청년 주거 서비스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용역 의뢰 및 공사 발주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한 동구는 청년의 집 입주 희망자를 지난 14일부터 모집했다.

문제는 입주 신청 자체가 타·시도민만 가능한 탓에 지역민들 가운데선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의 집 입주를 위해선 연령·입주·주소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우선 공고일이었던 지난 14일 기준 주민등록 주소가 타·시도에 있고 만 19세 이상-만 39세 이하 무주택자여야 한다.

또 4층 2호는 직업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광주 동구 소재 예비 청년창업자도 입주가 가능하나, 나머지는 동구 소재 창업자나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운영자 및 종사자만 입주할 수 있다.

해당 조건들을 갖춰도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층 주거급여 대상자,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청년월세수급자, 기혼자, 외국인은 입주할 수 없다.

매력적인 입주 여건에도 불구, 비교적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최초 마감일이었던 지난 24일까지 신청자는 0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동구는 접수 기간을 다음 달 2일까지로 연장했으나, 이날 오후 기준 신청자는 3명으로 파악됐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거주 공간 대부분 공실로 남게 될 상황이 되자 지역 청년들은 “우리라도 들어가게 해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구 주민 이모(28)씨는 “‘핫플’ 동명동 내 신축 주거 시설에서 월세 10만원에 최대 2년간 살 수 있는 혜택을 정작 지역민은 누릴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타 시·도에서 지역으로 유입되는 청년의 수를 늘리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다음 달 5일까지 입주자를 확정할 계획인데, 다 채워지지 않을 경우 지역 청년들까지로 범위를 확대할 생각도 있다. 추후 내부 회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은정 기자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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