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누구의 것인가? / 김길수
- 재생 준비중
2024. 05. 08(수) 20:32 가+가-
김길수 사단법인 생명의 숲 대표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우리는 도시의 공간적 해독제로서 공원이 갖는 힘을 새삼 실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원은 키 큰 나무와 그늘, 드넓은 잔디밭, 평화로운 호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의 그림 같은 조합 정도로만 여겨지곤 한다.
공원은 도시의 그 어떤 공간보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멀티플레이어지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으로 취급 받는 도시의 비주류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4월 어느 날 광주의 대표 선형공원인 푸른길공원에서 봄맞이 걷기 행사에 참석했다. 푸릇한 나무들을 보니 과거 폐선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자고 피켓을 들며 광주시청 앞에서 외쳤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그 시절 광주역에서 효천역까지 광주 시내를 관통하며 오가던 기찻길이 지금의 서광주역 쪽으로 이설되면서 철길에 놓였던 레일과 침목은 하나둘씩 제거됐다.
기차 소음에서 해방된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폐선 부지를 공원화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의견을 내세웠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8㎞에 달하는 푸른길공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폐선부지를 활용한 도시공원으로 재탄생됐고, 매년 전국에서 찾아오는 선진지 장소로 광주 대표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광주는 무등산 줄기가 흘러 만들어진 오림(운림·방림·양림·덕림·유림)이 있었지만 그 중 유림은 도시개발로 사라지고 그 흔적을 알리는 두 아름쯤의 한 토막 나무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 전시돼 있을 뿐이다.
남아 있는 숲도 훼손이 되고 개발로 협소해진 상태다. 고층아파트 단지에 매몰된 숲은 쾌적한 환경을 잠식해 버린 것이 현실이 됐다. 점차 숲이 줄고 있는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전국적으로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서 광주시는 사라질 위기의 도시공원을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재정공원사업으로 나눠 공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중국 남부지역과 사막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눈을 볼 수 없었던 지역에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근지역 사과농사도 망쳤다는 소식은 가뭄과 장마 등의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점으로 대응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설정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공원과 숲의 가치는 매우 크다.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은 보편적인 상식이다.
2027년까지 광주시가 조성하게 될 공원면적은 909만㎡로 이곳에 푸른숲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이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우리 시민으로선 바람직한 사업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유 재산이 공원으로서 기능을 갖고 공공재산이 된다는 것은 실익을 떠나 환영해야 한다는 소견이다. 물론 개인 토지소유자는 불만이 다분히 있을 수 있다. 공원으로 지정돼 오랜 시간 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불만일 것이다. 관계기관이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의 어려움도 엿보였고 많은 질타도 받았다.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것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주요내용이다. 광주시는 비공원시설 비율을 평균 9.6%로 낮췄고, 이는 전국 평균 비공원시설 비율 19.9%의 절반 수준으로 가장 낮다는 점은 행정의 수고로움이 깃들어 있다.
더불어 민간공원 추진자가 정해진 수익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수익을 공공에 재투자하는 내용의 협약도 있다는 점은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공공재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시민 1인당 공원 조성면적이 2023년 기준 6.3㎡에 반해 2027년에는 12.3㎡로 늘어난다는 것은 여유로운 휴식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그만큼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경기침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순조롭지 못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푸른길공원 조성 당시 시민단체와 인근주민, 그리고 지자체 간의 갈등이 많았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공원에 심었던 작은 나무는 어느새 울창한 숲이 돼 있었고, 그만큼 성숙한 눈이 돼 바라보는 길이 돼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공원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나 스스로가 이용한다고 생각하고 순조롭게 본 사업이 이뤄지기를 기원해본다. 공원은 내 소유는 아니지만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나의 공원, 이런 공원이 많은 도시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공원은 도시의 그 어떤 공간보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멀티플레이어지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으로 취급 받는 도시의 비주류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4월 어느 날 광주의 대표 선형공원인 푸른길공원에서 봄맞이 걷기 행사에 참석했다. 푸릇한 나무들을 보니 과거 폐선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자고 피켓을 들며 광주시청 앞에서 외쳤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그 시절 광주역에서 효천역까지 광주 시내를 관통하며 오가던 기찻길이 지금의 서광주역 쪽으로 이설되면서 철길에 놓였던 레일과 침목은 하나둘씩 제거됐다.
광주는 무등산 줄기가 흘러 만들어진 오림(운림·방림·양림·덕림·유림)이 있었지만 그 중 유림은 도시개발로 사라지고 그 흔적을 알리는 두 아름쯤의 한 토막 나무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 전시돼 있을 뿐이다.
남아 있는 숲도 훼손이 되고 개발로 협소해진 상태다. 고층아파트 단지에 매몰된 숲은 쾌적한 환경을 잠식해 버린 것이 현실이 됐다. 점차 숲이 줄고 있는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전국적으로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서 광주시는 사라질 위기의 도시공원을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재정공원사업으로 나눠 공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중국 남부지역과 사막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눈을 볼 수 없었던 지역에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근지역 사과농사도 망쳤다는 소식은 가뭄과 장마 등의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점으로 대응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설정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공원과 숲의 가치는 매우 크다.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은 보편적인 상식이다.
2027년까지 광주시가 조성하게 될 공원면적은 909만㎡로 이곳에 푸른숲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이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우리 시민으로선 바람직한 사업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유 재산이 공원으로서 기능을 갖고 공공재산이 된다는 것은 실익을 떠나 환영해야 한다는 소견이다. 물론 개인 토지소유자는 불만이 다분히 있을 수 있다. 공원으로 지정돼 오랜 시간 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불만일 것이다. 관계기관이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의 어려움도 엿보였고 많은 질타도 받았다.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것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주요내용이다. 광주시는 비공원시설 비율을 평균 9.6%로 낮췄고, 이는 전국 평균 비공원시설 비율 19.9%의 절반 수준으로 가장 낮다는 점은 행정의 수고로움이 깃들어 있다.
더불어 민간공원 추진자가 정해진 수익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수익을 공공에 재투자하는 내용의 협약도 있다는 점은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공공재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시민 1인당 공원 조성면적이 2023년 기준 6.3㎡에 반해 2027년에는 12.3㎡로 늘어난다는 것은 여유로운 휴식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그만큼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경기침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순조롭지 못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푸른길공원 조성 당시 시민단체와 인근주민, 그리고 지자체 간의 갈등이 많았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공원에 심었던 작은 나무는 어느새 울창한 숲이 돼 있었고, 그만큼 성숙한 눈이 돼 바라보는 길이 돼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공원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나 스스로가 이용한다고 생각하고 순조롭게 본 사업이 이뤄지기를 기원해본다. 공원은 내 소유는 아니지만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나의 공원, 이런 공원이 많은 도시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