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처럼 한국영화의 위기가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럴수록 한국영화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혁신적 생각’이 필요합니다.”

광주매일신문 주최로 지난 7일 서구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1기 창조클럽아카데미 제4강에서 이승재 영화평론가가 ‘성공 영화로 보는 소통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평론가는 먼저 코로나19 이후 크게 뒤바뀐 영화 시장을 얘기하며 가장 큰 문제로 영화 관람료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극장을 찾지 않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한국인 1명당 평균 영화 관람 편수가 4.37편으로 세계 1등, 영화 강국이었으나 영화관들의 가격 인상, OTT 강세 등으로 영화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로 인해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도 6편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우니 예산이 적은 영화만 등장해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악순환으로 유능하고 젊은 인재들이 영화계를 떠나는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고 현 영화계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원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을 알아보자며 본격적인 강의에 돌입한 그는 캐나다의 대표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을 사례로 들어 강연을 이어갔다.

이 평론가는 “우리에게 친숙하고 인지도가 높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43년 전 혼자 영화 연출법을 독학했다는 이유로 무시 받아야 했다”며 “아무도 찾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실력을 입증해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얻은 영화감독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연출한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아바타 등의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새로운 이야깃거리로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와 함께 사람들이 극장을 찾지 않아 폐장의 위기를 겪었던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며 이럴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혁신적 생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지난 60-70년대 흑백·컬러TV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극장이 사라진다고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던 시절 스티븐 스필버그만 생각이 달랐다”며 “스필버그는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어마무시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초의 블록버스터인 ‘죠스’를 선봬 극장의 부흥을 다시 이끌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날 기준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는 23편 뿐”이라며 “그중 올해 2월 천만 관객을 동원한 파묘는 한국영화 최초의 오컬트 영화로 장재현 감독의 새로운 장르 도전 덕에 흥행할 수 있었다”고 혁신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명대사를 언급하며 혁신과 도전의 중요성은 영화계뿐만 아닌 모든 분야에 해당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재 평론가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 대사 중 ‘오늘은 당신에게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란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며 “남은 인생은 우리의 가장 젊은 날로 무엇을 저질러도 늦질 않고 어떠한 혁신을 해도 늦지 않는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우들도 새로운 혁신을 통해 꼭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