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대 투자사기 범죄로 4번째 기소된 피고인이 ‘일사부재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법원은 범행 기간과 횟수를 볼 때 검찰의 공소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6일 사기(특가법) 등 혐의로 각각 기소된 A(29)씨에 대해 징역 8년을, B(2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투자사기 조직의 국내 총책인 A씨는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받은 뒤 잠적해 328명으로부터 총 188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와 같은 조직의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12명에게서 5억4천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22년 다른 공범들과 함께 수사기관에 검거된 후 여러 혐의로 기소돼 총 12년9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이번 재판에서 A씨는 “같은 범죄로 이미 3차례 징역형 처벌을 받았는데도 검찰이 또 기소했다”며 한 사건에 대해 판결이 내리지면 또다시 처벌할 수 없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범행 기간이 길고, 횟수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검찰의 분리 기소를 자의적 공소권 행사로 볼 수 없다”며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