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권의 반대로 전남도의 ‘공모를 통한 국립의대 설립 대학 추천’ 구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영록 전남지사가 목포대·순천대 총장, 목포시장·순천시장과 ‘5자 회동’을 갖기로 해 성사 여부와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순천대와 순천시가 전남도의 의대 공모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지사가 회동을 통해 동부권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 실제 공모에 착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3일 목포대·순천대·목포시·순천시에 공문을 보내 전남도 국립의대 설립 관련, 합리적 방안 논의를 위한 5자 공동간담회를 오는 12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공동간담회 장소는 목포와 순천의 중간지역인 보성군청으로 정했다.

공동간담회는 김영록 지사가 “무한히 인내하며 양측의 공모 참여를 기다리겠다”는 원칙을 밝힌 상황에서 송하철 목포대 총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 박홍률 목포시장, 노관규 순천시장 등 의대 관련 이해 당사자가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15일 목포대 총장, 목포시장과 만나 의견을 청취한 데 이어, 3일 후인 18일엔 순천대 총장, 순천시장과 회동을 갖고 여론을 수렴한 바 있다. 의대 공모와 관련, 김 지사가 동부권·서부권의 이해 당사자와 함께 만나는 것은 12일 간담회가 처음이다.

전남도의 ‘공모 방식 국립의대 설립 대학 추천’ 계획에 대해 목포지역에서는 공모 참여 입장을 밝힌 반면, 순천지역의 경우 “전남지사는 의대 설립 관련 법적 공모 권한이 없다”며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남도가 의대 공모 성사를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은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뤄지면 신속히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대 신설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 속에 공모 외에는 의대 설립 대학을 선정하기 녹록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 1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공문을 보내 ‘도민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수렴해 늦어도 9-10월께 추천 대학 선정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의대 공모 관련 일정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정부가 5월 중 각 대학 의대 증원 수요조사를 반영해 확정하는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2026학년도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을 배정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12일 공동간담회와 관련, 양 대학과 양 지자체의 답은 아직 오지 않은 상태”라며 “양 대학 총장과 단체장이 모두 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