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이 닫힌다”는 몇 년 전부터 대학가에서 퍼져 나간 자조 섞인 농담이 있다. 이제 이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위기감 속에, 말 한마디가 지닌 무게와 그것이 불러올 수 있는 무서운 결과를 새삼 깨닫게 된다.

전남도와 지역대학은 지방소멸의 위기와 함께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지역의 미래산업과 연계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좋은 직장을 찾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고민 속에 현 정부는 ‘지방대학 시대의 개막’을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지역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글로컬대학 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교육발전특구 등 3대 교육 프로젝트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들을 제시했다.

지난해 교육부는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을 육성하며 지역을 발전시키는 혁신 생태계 허브 구축을 위해 5년간 최대 1천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공모로 10개 대학을 선정했으며 전남은 순천대와 함께 이름을 올리며 지역-대학 상생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 성공의 핵심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 등 주요 특화 분야에 집중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연계 및 협력 전략을 개발한 데에 있었다.

교육부의 지난해 글로컬대학 지정 결과에 이어, 올해 지정 계획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정부의 대학 혁신 방향은 확실하다. 대학 통·연합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연대와 고등교육 혁신, 규제 혁파, 지자체-산업-대학 간 협력적인 파트너십 등 확실한 미래 비전과 구체적 실천 계획을 갖고 있어야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정책 방향에 맞춰 전남도는 공모 설명회 및 컨설팅 등 지역대학과 함께 글로컬대학 지정을 위해 선제적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혁신 전략을 지역대학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지역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16일 교육부가 주관하는 글로컬대학30 공모에 전남지역 대학에서는 국립목포대,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 연합이 각각 예비지정 평가를 통과했다. 지·산·학 연계 거점인 글로컬대학이 순천대에 이어 국립목포대, 동신대 연합이 추가로 지정된다면 지역 발전은 물론 도내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세계로 웅비하는 전남도의 양 날개로서 지역을 떠받칠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도는 올해 역시 글로컬대학 지정을 위해 행정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교육부 주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수요 조사를 통해 대학별 특성화·강점 분야를 파악하고 이를 지역산업과 연계하기 위한 전남도 RISE 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시범사업을 통한 준비 기간을 거쳐 2025년에는 RISE 체계가 전국에 걸쳐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도는 대학지원체계 성과 관리 프로세스와 전남도 기본계획에 담긴 성과 관리 방안을 명확히 하고, 그에 관한 홍보를 위해 대학, 시·군, 산업계, 연구기관과 공유하는 자리를 여러 차례 갖는 등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전남도 RISE 체제 정비를 통해 도내 대학들과 확고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경쟁력 있는 우수 대학을 육성하는 한편, 지자체-대학-산업체 간 협력 활성화를 유도해 지역 경제 발전의 기반을 조속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의 지역과 대학은 모두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혁신을 통해 지역은 대학을 키우고, 대학은 지역을 살리며 서로 동반성장할 ‘골든타임’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남도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정착과 글로컬대학 육성 등 대학과의 상생 발전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도내 대학이 주인공이 될 찬란한 지방시대, 그 새로운 벚꽃길을 전남도가 가장 먼저 걸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