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TV, 뉴스를 보면 ‘청년’이라는 단어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보인다. 농촌 지역에서는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권에서는 당선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트로 ‘청년’을 내세우고 있다. ‘청년’은 어느 시대에서나 늘 뜨거운 쟁점이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가졌다고 불리는 청년 세대들은 연애, 결혼, 출생, 집, 스펙, 인간관계마저도 포기한 ‘N포 세대’이다. 최근에는 투표도 포기하는 세대라고 불린다. 이렇듯 ‘88만원 세대’가 등장한 2000년대 중반부터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이며 개인으로 존재하던 청년이 집단으로 호명되기 시작했다.

청년들은 본인들의 현 상황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를 본인들의 문제를 대변할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약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으며 목소리를 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이 통과되면서 18세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2021년 12월에는 총선과 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이 25세에서 18세로 하향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더불어 2022년 1월11일 「정당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정당 가입연령 또한 18세에서 16세로 하향됐다. 이러한 흐름 덕분에 청소년·청년의 참정권 확대가 대두되면서 정치권에서 청년은 아주 큰 이슈가 됐다.

최근 국회의 청년의원의 흐름을 살펴보자. 20대 국회에 만 30세 미만 국회의원은 전무했다. 21대 국회에는 30세 미만 국회의원이 2명이었고, 40세 미만 국회의원까지 확대해서 보면 전체 295명 중 11명이었다. OECD 37개국 중에서도 청년의원 비율은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이번 22대 총선거에서 청년 국회의원 당선자는 14명이다. 물론 30세 미만 국회의원은 없다. 유권자의 청년 비중은 30%가 넘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청년 당선자의 비중은 4.6% 그쳤다. 국민을 닮은 국회가 정치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평균연령 56.3세의 국회가 얼마나 국민을 닮을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을 ‘청년이 실종된 선거’라고 이야기했다. 초저출생에 따른 인구 소멸, 높은 물가로 민생의 어려움이 컸던 사회 분위기에 따라 청년 공약은 저출산 대응책이나 민생 정책 안으로 포함됐다. 피부에 와닿는 청년 정책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청년들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고, 정치권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고민을 하지 않는 악순환이 또 발생했다.

이번 총선거에서 30대는 11.26%로 사전투표자 수가 가장 적은 연령대였다. 그다음은 12.92%로 20대가 차지했다. 여전히 아쉬운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총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투표 문화도 있었다.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 또는 만화·웹툰 캐릭터로 투표 인증 용지를 만들어 투표 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MZ 세대가 주축이 돼 투표 도장을 찍은 인증 용지를 SNS에 올리며 투표를 독려하는 게 유행이 되었다. 하나의 즐거운 문화가 된 것이다.

청년들이 정치 무관심층이 되었던 것은 낮은 정치 효능감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관심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투표용지를 인증해 투표 독려 문화를 만드는 것이 시작이 될 수 있다. 청년층이 정치권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 싸움에 동원되는 존재로만 남게 될 것이다.

현재 청년 세대는 청소년기에는 세월호 참사를 겪고, 청년기에는 이태원 참사를 겪은 사회적 재난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늘 마주하는 불안감, 기성세대와 사회에 대한 불신이 가슴 깊숙한 곳부터 자리 잡고 있는 세대인 것이다. 누가 청년들의 이 불안함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청년들은 내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나에게 얼마를 주는지가 아니라 국민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져주는 책임 정치를 바라고 있다.

우리가 책임져야 할 청년들의 현실이 도대체 무엇인지 톺아보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