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10총선에 나설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후보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60%을 넘는 수준이지만 일부 선관위 고발 및 고소 등 후폭풍도 이어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친명(親이재명)계와 비명계 사이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범 친명계의 강세도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신명(新이재명)계’도 등장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같은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군사정권에 맞서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운동권의 몰락 또한 주목되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경선에서 오락가락하는 ‘고무줄 잣대’로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1위에 오른 후보자에 대해 별다른 설명 없이 컷오프(공천배제)시키거나, 공관위 결정을 재심위에서 뒤집고 인용된 결정을 최고위에서 다시 기각시키는 등 혼란을 부추겼다. 아울러 친명 후보들에 대한 권리당원 명부 유출 의혹 등 공정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전과 다르게 다자구도로 본선 대진표가 짜여졌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싹쓸이한 민주당은 호남 패권을 둘러싼 격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진정책을 지속해온 여당인 국민의힘도 광주와 전남 모든 지역구에서 후보를 냈고, 제3지대의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 그리고 녹색정의당에 무소속까지 가장 치열한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텃밭에서 이번에도 전석 석권을 목표로 하지만 장담 못한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옥중 출마) 등 거물급 정치인과 민주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경쟁력 있는 무소속도 많다. 국정 안정을 호소하는 국민의힘은 2-3석 확보를 위해 호남 보수의 대표 이정현 후보를 앞세워 표밭을 누비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21-22일)이 임박했다. 공식 선거운동은 다음 주(28일) 막이 오른다. 민주당이 자랑했던 ‘시스템 공천’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이 탄력을 받을지 판가름난다.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던 정치지형의 변화가 나타나느냐가 관심사다. 그런데 지역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민심이 냉랭하다. 민주당이 받아들 성적표에 전국적인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