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후보자들에 대한 공천 작업이 사실상 모두 완료된 가운데 현역 의원 물갈이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 현역 의원 물갈이율은 광주 북구갑 공천자가 정준호 변호사로 확정될 경우 66.7%, 조오섭 의원(초선)으로 뒤집힐 경우 61.1%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의 ‘심장’이라는 광주만 놓고 본다면 8명 중 민형배 의원(광산을, 초선) 1명만 현역이고 나머지 정진욱(동남갑)·안도걸(동남을)·조인철(서구갑)·양부남(서구을)·정준호(북구갑)·전진숙(북구을) 예비후보는 모두 현역을 꺾었다. 물갈이율은 87.5%에 달한다. 물론 광주 북구갑이 조 의원으로 바뀐다면 현역 물갈이율은 75.0%로 다소 낮아진다.

전남의 경우 10개 선거구 중 다시 공천된 현역은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3선)·서삼석(영암·무안·신안, 재선)·신정훈(나주·화순, 재선)·주철현(여수갑, 초선)·김원이(목포, 초선) 의원 등 5명으로 50%의 물갈이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5곳은 박지원(해남·완도·진도, 4선)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조계원(여수을)·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 등 정치신인들이 공천장을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오락가락하는 ‘고무줄 잣대’로 후보자 추천 작업을 벌여 지역민들로부터 비난을 자초했다.

실제 각각의 선거구에서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던 후보를 별 다른 설명 없이 컷오프시키거나, 공관위 결정을 재심위에서 뒤집고 인용된 결정을 최고위에서 다시 기각시키는 등 스스로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또한 경선 탈락자들은 거의 모두 ‘친명계’ 후보들에 대한 권리당원 명부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정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정황들은 민주당이 그동안 입만 열면 자랑했던 ‘시스템 공천’이 여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게 중론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 경선 결과, 광주·전남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범 ‘친명(親이재명)계’가 사실상 모든 경선에서 강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신명(新이재명)계’도 등장했다.

새롭게 친명계가 됐다는 뜻의 ‘신명계’로는 경쟁자들의 집요한 반발에도 흔들림 없이 단수공천을 받은 이개호 의원을 비롯해 광주의 안도걸·조인철·전진숙 후보, 전남의 문금주·권향엽 후보 등이 꼽힌다. 광주·전남 최다선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신명계’로 분류할 만 하다.

광주·전남 민주당 경선 결과 주목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이른바 ‘운동권’의 몰락이다.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같은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군사정권에 맞서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운동권 세력이 현실 정치의 상당 부분을 채워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경선 결과 송갑석(전 전대협 의장), 윤영덕(전 조선대 총학생회장), 이용빈(전 전남대 총학생회 부회장), 조오섭(전 전남대 총학생회 동지회 회장)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조오섭 의원은 향후 중앙당 결정에 따라 생환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이번 4·10 선거를 앞두고 여성인 전진숙·권향엽 등 2명의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했다. 이는 여성이 단 1명도 없었던 지난 21대 때와 비교하면 주목되는 결과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