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 참 멋져요. 순간순간의 변화는 유한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주죠. 시집에는 자연의 서정을 비롯해 사랑에 대한 단상,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김성숙(사진) 광주교대 명예교수의 첫번째 시화집 ‘생의 찬가-감사와 사랑의 노래’(문학들刊)가 출간됐다.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이번 시집은 지난해 현대문인지로 등단한 김 교수가 매일같이 써 내려온 시 300여편 중 총 82편의 시를 주제에 따라 7부에 나눠 실어낸 결과물이다.

“일상을 살아가며 이따금 떠오르는 짧은 생각을 노트에 기록하곤 했어요. 꽃, 나무, 구름 등 보는 대로 떠오르는 느낌을 몇 줄씩 적어냈죠. 미흡한 실력이지만 제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글로 표현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아울러 이번 시화집에는 미술을 전공한 김 교수가 그간 그려온 그림을 비롯해 95세 어머니인 김옥자 여사가 손수 그린 그림 8점을 포함한 총 50점 회화가 함께 수록돼 있다.

김 교수가 본격적인 시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 건 2021년 말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인 강석진 시인의 시화집을 선물 받으면서부터다.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한 통화에서 ‘매일 한 편씩 시를 써보라’는 강 시인의 한 마디가 시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

“자신이 쓴 시를 일주일 뒤, 한 달 뒤 보고 또 보고 고쳐보고, 명시선 등을 참고하며 아름다운 시어를 고민해볼 것을 지속적으로 일러주셨어요. 꾸준한 격려와 조언으로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록작 중 ‘생명 예찬’은 시집 제목과도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저마다/나름대로/예쁘다/귀엽고/사랑스럽다//그 모습 그대로/살아 있는 모든 것은/아름다워라//오묘하고 신비한 생명이여’

“어느 날 길을 가다 밟을 뻔한 작은 야생화를 보고 쓰게 된 시예요. 발을 슬쩍 비켜보니 엄청 작은 꽃이 있는 거예요. 화원 속 장미나 국화 등 잘 다듬어진 꽃도 예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생명을 꽃피워내고 있는 존재가 의미있게 다가왔어요.”

특히 마지막 장인 제7부 시들은 시대의 어두운 단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희구한 우크라이나 침공, 이태원 참사, 오월 항쟁의 아픔 등을 노래한 시들이다.

김 교수는 “그림 그리기와 시 쓰기는 진공의 시간 속 우주 생명의 에너지와 교감하는 일이자 자아를 체험하는 일이다”며 “내게 생명을 주고 순간순간 나를 숨 쉬게 하는 고마운 인연들 그리고 매일 새 삶을 열어주시는 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성진기 전남대 명예교수는 시론을 통해 “김 시인의 작품은 원망과 후회의 노래가 아닌 감사와 사랑의 노래를 작심한 듯 쏟아내고 있다”며 “그의 깊은 내면의 세계를 풍요롭고 신선한 언어로 토해내는 시작(詩作)에 무한한 정진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