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짜장면보다 훨씬 맛있어. 다음 배식날이 너무 기다려진당께.”

12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동림동 죽림마을주공아파트 단지 테니스장. 광주 북구와 북구자원봉사센터가 IBK 기업은행 후원으로 3년여 만에 재개한 ‘사랑의 밥차, 찾아가는 자봉이반점’ 정식 운영 첫 날을 맞아 준비가 한창이었다.

새롭게 문을 연 사랑의 밥차는 오는 7월5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동림·오치·신용·양산·문흥동을 순회하며 점심으로 ‘짜장면’을 제공한다. 면을 제외한 짜장 소스와 고명 등은 모두 시제품이 아닌 직접 만든 것들로, 어르신들에게 추억의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는 홍점순 북구자원봉사센터 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배식 시작 10분 전 사랑의씨튼수녀회와 적십자봉사회 북구협의회, 동림동자원봉사캠프, 북구자율방재단, 대창한마음회 등 봉사자들은 한쪽에서 단무지와 김치, 짜장 소스 등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르신들을 맞이했다.

그늘 아래 마련된 테이블에 앉은 어르신들은 밥차에서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한껏 기대감을 드러내며 배식을 기다렸다.

오전 11시 정각이 되자 본격적인 짜장면 제조와 배식이 시작됐다.

밥차에서 삶아진 면은 찬물에서 전분기를 뺀 뒤 그릇에 옮겨졌고 그 위에 짜장 소스와 채 썬 오이 고명이 올라가면서 짜장면 한 그릇이 완성됐다.

봉사자들은 완성된 짜장면을 어르신들이 계신 곳으로 가져다 날랐다. 이는 음식을 직접 받아가다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한 조치로, 연로한 어르신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짜장면을 받은 어르신들은 나무젓가락으로 면과 소스를 비빈 뒤 식사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그릇을 비운 한 어르신은 “중국집 짜장면보다 훨씬 낫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같이 식사를 하던 다른 어르신도 봉사자들에게 “너무 맛있는데, 더 먹을 수 없냐”고 물을 정도로 이날 짜장면은 어르신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이웃들과 함께 나온 죽림마을주공아파트 주민 김모(78)씨는 “오늘 맛있는 짜장면을 준다고 그래서 전날 저녁부터 굶었는데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며 “다음번 배식 날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웃었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이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전한 감사 인사에 봉사자들은 ‘다음에 또 오시라’는 말로 화답했다.

배식 전 강풍 탓에 ‘어르신들이 오지 못하시면 어떡할까’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날 ‘사랑의 밥차, 찾아가는 자봉이반점’은 준비한 350인분의 재료를 모두 소진했다.

홍점순 북구자원봉사센터 소장은 “3년여 만에 다시 사랑의 밥차를 시작하면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어르신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오치, 신용, 양산, 문흥동을 찾아갈 자봉이반점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추억의 음식 짜장면을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