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소통을 통해 더 나은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관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광주매일신문 주최로 지난 4일 서구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창조클럽아카데미 제13강에서 박지원 전(前) 국가정보원장이 ‘지금 DJ였다면’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전 원장은 먼저 현재 국내 안팎을 둘러싼 위급한 안보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북한이 지난 1월30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 IRBM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졌습니다. 핵실험 강행으로 이어진다면 북한은 소형·경량화를 추구할 수 있는 상황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경제·정치·군사적 조치를 담은 ‘담대한 구상’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어 박 전 원장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재임 시 특사로 임명 받아 6·15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었던 얘기를 하며 “만약 김대중 대통령이 현재 있었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시켜 어떻게 해서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전 원장은 “대책은 ‘소통’을 통해 찾아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 서거 후에도 전 세계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재평가 받는 부분이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에 힘쓴 것이다. 윤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소통을 통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호남지역 시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광주·전남지역 시민들이 정치와 대통령 행보에 관심을 갖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외교 실패와 비속어 사용 논란 등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도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을 인지한 누군가가 바로 얘기했다면, 사과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묻질 못하고, 그렇다 보니 해명마저 늦어지면서 이런 상황이 된 것 아니겠냐”고 다소 답답한 심경을 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실수했으면 ‘죄송하다’고 한 마디 했으면 끝났을 일이다.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고 첨언했다.

끝으로 박 전 원장은 대통령 당선 직후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사면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행보를 상기시키며 앞으로 더 나은 정치를 위해 ‘협력’을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용서·통합을 통해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행보를 기억해 윤석열 대통령도 협력의 길을 걸어 경제와 정치 모두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호남 시민들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잘 가려 혼낼 건 혼내고, 칭찬할 건 칭찬하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