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월산동 318번지 일대 한 공사터가 쓰레기장으로 전락하면서 주민들이 악취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관리·감독 주체인 남구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 일대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 부지로 총 565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주택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현장은 대형 쓰레기장 매립장을 방불케 했다. 흉물스러운 건축물은 물론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철골과 구조물이 이곳저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또 소파, 침대 매트리스, 의자 등 각종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었고 오래되고 부패된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악취가 심하게 진동했다.

특히 이 곳은 외지인들이 어두운 밤을 틈타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이용해 폐기물을 대량으로 무단투기를 하고 있어 쓰레기가 계속 쌓여만 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남구는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수거·정화 활동이나 계획은 물론, 불법 투기 단속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남구는 불법 투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에 대해 폐기물 관리부서와 가로환경 관리원 등으로 구성된 7개 단속반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 일대는 주택조합 사업부지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이 곳에 거주하는 주민 대부분은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신체가 쇠약하기 때문에 위생 등 안전관리가 각별히 중요하지만 이같은 열악한 주변환경이 지속된다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제 곧 무더운 여름철이 다가오는데 쓰레기가 계속 방치된다면 악취와 벌레들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다.

‘남구 폐기물관리 조례 제4조’에 따르면 구청장은 토지, 건물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가 청결을 유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청결을 유지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수년째 쓰레기가 방치돼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이제는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는 남구에 묻고 싶다. “당신은 이 곳에서 단 하루라도 살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