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어떻게 민원 업무 보라고….”

최근 구청 앞 ‘점심휴무제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본 지인이 한 이야기다. 공무원 점심 휴무제를 대하는 적지 않은 시민의 의견으로 읽힌다.

광주 5개 구청 민원실과 동 행정복지센터가 오는 7월부터 점심시간 민원 휴무제를 도입한다.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구청의 민원 창구가 문을 닫는다. 당초 5월부터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광주구청장협의회의 합의안을 받아들여 2개월 간 홍보·계도 기간을 거친 뒤 전면 시행키로 했다.

민선 7기 광주 5개 구청장은 2018년 단체 교섭에서 점심시간 휴무제를 놓고 합의했지만 수 차례 미뤄졌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무인발급기 추가 구매도 부담인 데다, 시민 홍보 강화를 위한 예산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한 보완 방안 마련도 쉽지 않았던 탓이다.

노조 측은 민원 담당자의 경우 정오-오후 1시, 오후 1시-오후 2시까지 2차례로 나눠 점심 식사를 하거나 사무실에서 점심 식사 도중 민원인을 응대해야 하는 만큼 인권 보장을 위해 점심 휴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점심 휴무제에 따른 불편이나 피해를 주민들이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직장인들과 대면 민원이 익숙한 60대 이상 고령자의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광주시는 현행 교대 근무 체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시민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앞서 시범 도입을 했던 경남 고성 등 지자체에서는 점심 직전에 민원인이 몰려 들어 민원업무 공백으로 문제가 다수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당번제를 채택하는 등 유명무실 상태다.

결국 철저한 대비 없이는 ‘비승비속(非僧非俗)’ 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현재 전국 광역시 중 점심휴무제를 일괄 시행하는 것은 광주가 최초라고 한다. 첫 시행하는 제도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무원 기본권 뿐만 아니라, 시민 편의 역시 간과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공복(公僕)’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