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역사·인권의 상징
박은성
사회부장
2017. 07. 31(월) 18:16 가+가-
얼마 전 필자는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산책로를 거닐다 ‘남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에 참여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내걸린 플래카드를 접했다. 필자는 이곳 뿐만 아니라, 광주지역 곳곳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이 한창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터라,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왜 전 국민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었다.

‘소녀상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 활동이 진행된 계기는 1991년 8월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날이기도 한 이날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최초로 피해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기 때문이다. 정부수립 이후 43년 만에 밝힌 김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발언은 충격 그 자체였다. 너무나도 잔인하고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였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떨리는 마음을 뒤로 한 채 일본의 만행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날 현재까지도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납득할 수 있는 진정한 사죄는 물론 정당한 배상조차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오히려 소녀상 철거까지 주장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하는 제2차 만행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이처럼 일본의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를 지켜본 국민들은 하루빨리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마련된 평화의 소녀상 설립 열기가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에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도 일본 제국주의 전쟁의 희생물이 된 이 땅의 젊은 여성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한창 진행중이다. 광주 동구는 올해 4월 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등 4대 종단 지역대표, 추진위원 등이 참여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추진위’를 발족한데 이어 서구는 지난 5월18일 상무시민공원에서 출범식을 갖고 ‘광주 서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나비떼가 되어주세요’라는 이름으로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서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는 평화의 소녀상을 오는 8월14일 접근성과 유동인구, 주변환경을 고려해 서구청 광장에 건립키로 했다. 남구는 지난 6월 ‘평화의 소녀상’을 광주지역 근대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고 독립운동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양림동 펭귄마을에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이 작가는 가로·세로 160㎝의 크기로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2) 할머니의 소녀시절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나란히 함께 하는 형상으로 완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말 전남대 학생들이 제안하고 마을지킴이 활동가들과 지역의 시민, 단체가 참여하면서 시작된 북구 소녀상은 북구청 앞 광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5월 발대식을 갖은 광산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습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는 8월14일에 맞춰 평화의 소녀상을 광산구에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2015년 8월 광주시청 앞 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건립했다. 지자체가 주도해 건립한 소녀상은 광주시가 최초다.

광주지역 고교에도 ‘전국 고등학교 100개 작은 소녀상 세우기 프로젝트’에 따라 소녀상이 연쇄적으로 세워지고 있다. 광주 보문고와 상무고, 성덕고, 대광여고 등에는 이미 소녀상이 세워지는 등 일본의 반인륜적인 행위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크고 작은 힘이 보태지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역사와 인권의 상징이자,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싶은 인류의 보편적인 소망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고 또한 우리의 미래를 담고 있기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우리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문제는 그 대열에 광주시민들이 모두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질 때 비로소 광주 곳곳의 세워질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가 바라고 염원하는 진정한 ‘상징물’로 거듭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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