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할머니’ 매춘의 단상
박연오
경제부장
경제부장
- 재생 준비중
2015. 10. 19(월) 19:35 가+가-
인류 문명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매춘이 있었다고 한다. 2천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방탕의 도시 이탈리아 폼페이에도 ‘루파나르’라는 매춘소가 존재했고, 그리스 로마신화 아프로디테(비너스) 신전에도 매춘이 성행했다. 종교적 의미로 ‘창녀가 번 돈(신 23:18)’이란 언급을 보더라도 매춘은 인류 역사와 함께 점철돼 왔음을 짐작케 한다. 그래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직업이 ‘창녀’ 라고 한다.
이는 국내외 유명 문학작품에도 흔히 묘사된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에 등장하는 복녀는 식생고 때문에 남편에 의해 동네 홀아비에게 팔려간 매춘의 주인공이다. 김유정의 ‘소낙비’에는 남편의 노름 밑천과 학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강요된 매춘을 받아들인 춘호의 아내가 있다. 나도향의 ‘뽕’에 등장하는 아편쟁이 노름꾼 김삼보의 아내 안현집은 강간을 당한 대가로 쌀과 피륙을 받자 이를 계기로 자진해서 매춘에 나선 황금만능주의의 표상이다.
빅토르 위고 원작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불쌍한 사람들)에서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옥살이를 했던 장발장의 아내 팡틴은 어린 딸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창녀가 됐다. 이처럼 매춘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적 욕구의 충족보다는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수단이었다.
현대사회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공원 공원주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음료를 권하며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아줌마’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60대 이상의 생계형 매춘이 대부분으로 ‘박카스 할머니’들의 등장은 이미 고령화 사회의 당혹스러운 노년 풍속도가 돼버렸다. 광주도 예외가 아니어서 광주공원 인근에서 노인을 상대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성 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아줌마에서 할머니까지 그 연령대도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급기야는 ‘박카스 할머니’라는 용어까지 해외 언론매체가 사용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지난해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가난 탓에 자신의 성을 파는 한국의 할머니들’이란 제목으로 종로3가 공원 등에서 활동하는 ‘박카스 할머니’들의 낯 뜨거운 현장을 취재·보도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요즘 들어서는 고속도로 위에서 남성 운전자에게 음료를 주는 척하면서 성매매를 하는 ‘고속도로 박카스 아줌마’가 성행하고 있다 한다. ‘박카스 아줌마’ ‘박카스 할머니’라는 단어 속에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바로 생계를 위해 몸까지 팔아야하는 60·70대 빈곤 여성들, 그리고 나이는 들었지만 성욕을 어디에다가도 풀지 못하는 노인 남성들이 만들어 내는 사회적 현상이다.
실제로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 율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의 평균(13.5%)을 상회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여성 노인의 빈곤 율이 47.2%로 OECD의 평균 15.2%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즉 ‘준비되지 못한’ 노후를 맞이한 우리나라 노인은 절반 가까이가 빈곤층이다. 빈곤층 노인 여성들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성매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으며,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인 남성들의 성적 욕구는 날로 커져 노인의 성(性)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원래 ‘박카스’는 그리스의 12주신 중 한명으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라틴어식 이름인 바커스(Bacchus)를 우리말로 발음하면서 만들어진 단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 제약회사를 재벌로 만들어 준 ‘박카스 드링크’가 몸을 파는데 매개체 역할을 하는 대명사로 익숙해져버렸다. ‘박카스 아줌마’가 생겨나는 이유의 하나로 노인의 정신적 외로움도 한몫을 하고 있다.
“가난은 질병과 외로움 등 노년의 고통을 증폭시키며, 가난한 노년은 죽을 때까지 ‘밥벌이의 구차함’에서 놓여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불편한 몸으로 남의 밭일을 하는 농촌 노인이나 폐휴지를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도시빈민 층 노인들을 두고 한 말이다. 사설 요양병원에서 학대 받는 치매노인, 골방에서 쓸쓸히 홀로 숨을 거두는 고독사의 비극들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흔한 현상이 된지 오래다.
우리사회의 노령화는 앞으로 더 가속화 되는 구조다. 따라서 남성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건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책과 빈곤 여성노인의 복지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는 한 이러한 ‘박카스 아줌마’ ‘박카스 할머니’ 문제는 전국의 공원, 고속도로로 확대될 것이다. 새삼 ‘늙어가는 어버이를 공경하여 모시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해 힘줄과 뼈가 닳도록 애쓰셨느니라.’라는 명심보감의 명언이 되새겨진다.
이는 국내외 유명 문학작품에도 흔히 묘사된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에 등장하는 복녀는 식생고 때문에 남편에 의해 동네 홀아비에게 팔려간 매춘의 주인공이다. 김유정의 ‘소낙비’에는 남편의 노름 밑천과 학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강요된 매춘을 받아들인 춘호의 아내가 있다. 나도향의 ‘뽕’에 등장하는 아편쟁이 노름꾼 김삼보의 아내 안현집은 강간을 당한 대가로 쌀과 피륙을 받자 이를 계기로 자진해서 매춘에 나선 황금만능주의의 표상이다.
현대사회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공원 공원주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음료를 권하며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아줌마’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60대 이상의 생계형 매춘이 대부분으로 ‘박카스 할머니’들의 등장은 이미 고령화 사회의 당혹스러운 노년 풍속도가 돼버렸다. 광주도 예외가 아니어서 광주공원 인근에서 노인을 상대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성 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아줌마에서 할머니까지 그 연령대도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급기야는 ‘박카스 할머니’라는 용어까지 해외 언론매체가 사용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지난해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가난 탓에 자신의 성을 파는 한국의 할머니들’이란 제목으로 종로3가 공원 등에서 활동하는 ‘박카스 할머니’들의 낯 뜨거운 현장을 취재·보도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요즘 들어서는 고속도로 위에서 남성 운전자에게 음료를 주는 척하면서 성매매를 하는 ‘고속도로 박카스 아줌마’가 성행하고 있다 한다. ‘박카스 아줌마’ ‘박카스 할머니’라는 단어 속에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바로 생계를 위해 몸까지 팔아야하는 60·70대 빈곤 여성들, 그리고 나이는 들었지만 성욕을 어디에다가도 풀지 못하는 노인 남성들이 만들어 내는 사회적 현상이다.
실제로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 율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의 평균(13.5%)을 상회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여성 노인의 빈곤 율이 47.2%로 OECD의 평균 15.2%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즉 ‘준비되지 못한’ 노후를 맞이한 우리나라 노인은 절반 가까이가 빈곤층이다. 빈곤층 노인 여성들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성매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으며,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인 남성들의 성적 욕구는 날로 커져 노인의 성(性)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원래 ‘박카스’는 그리스의 12주신 중 한명으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라틴어식 이름인 바커스(Bacchus)를 우리말로 발음하면서 만들어진 단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 제약회사를 재벌로 만들어 준 ‘박카스 드링크’가 몸을 파는데 매개체 역할을 하는 대명사로 익숙해져버렸다. ‘박카스 아줌마’가 생겨나는 이유의 하나로 노인의 정신적 외로움도 한몫을 하고 있다.
“가난은 질병과 외로움 등 노년의 고통을 증폭시키며, 가난한 노년은 죽을 때까지 ‘밥벌이의 구차함’에서 놓여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불편한 몸으로 남의 밭일을 하는 농촌 노인이나 폐휴지를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도시빈민 층 노인들을 두고 한 말이다. 사설 요양병원에서 학대 받는 치매노인, 골방에서 쓸쓸히 홀로 숨을 거두는 고독사의 비극들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흔한 현상이 된지 오래다.
우리사회의 노령화는 앞으로 더 가속화 되는 구조다. 따라서 남성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건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책과 빈곤 여성노인의 복지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는 한 이러한 ‘박카스 아줌마’ ‘박카스 할머니’ 문제는 전국의 공원, 고속도로로 확대될 것이다. 새삼 ‘늙어가는 어버이를 공경하여 모시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해 힘줄과 뼈가 닳도록 애쓰셨느니라.’라는 명심보감의 명언이 되새겨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