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취직했냐?”는 말이라고 한다.
하기야 청년실업 문제는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로, 이들의 괴로움이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겠다. 이들에겐 자나 깨나 취업문제가 전부로써, 어찌 가족들까지 중차대한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이 때문인지 신조어도 쏟아지고 있다. 알다시피 신조어는 대부분 해당 세대들이 세태를 곱씹어 반영하는 조어들이 태반이다. 한물간 이태백과 사오정을 뒤로하고, 근래는 ‘이구백’(20대 90%가 백수)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자)과 취집(취직대신 시집), 메뚜기인턴(인턴만 옮겨 다니는 젊은이)이란 말도 눈에 띤다.
전국적으로 ‘이구백’이라고 불리는 청년실업자가 무려 100만 명이 넘고, 한달에 아르바이트 식으로 88만원을 버는 젊은이가 200만 명을 육박했다는 보도가 있다.
광주 전남지역의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의 정도가 아니다. 솔직히 전국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에 의하면 올 들어 지난 3분기 광주지역의 전체 실업률 가운데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20대 취업자를 보면 겨우 1만9천명으로 전체의 17.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사회는 취업난의 원인으로 학력 인플레이션과 지역기업의 잇단 부도를 꼽고 있다. 맞는 얘기다. 현 정부 들어 우리지역 경제를 한번 살펴보자.
좋아지기는커녕, 건실한 기업조차 줄 부도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당하는 등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다. 하필 정권이 바뀌면서 지역기업이 줄지어 넘어지자 묘한 소문까지 나도는 것도 사실이다.
소위 잘나가던 향토기업으로 빅3인 금호, 남양, 금강을 비롯한 대주, 삼능 등 대다수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PF와 자금 유동성 위기라는 괴물(?)에 일격을 당하지 않았던가. 일각에선 이들 상당수는 관치 금융으로부터 ‘비올 때 우산을 뺏기는 식’이었다는데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실제 우리 광주는 지역 건설업의 비중이 매우 크다. 광주경제를 감안할 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신규 고용창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는가 싶다. 아니 기업마다 고용창출은 차치하고 오히려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인원감축이라는 칼바람을 대신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청년일자리 문제는 시대적 과제다. 물론 20대 청년문제는 비정규직과도 떼놓을 수가 없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근로 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결과’에 잘 나타나 있다.
올 8월 기준 국내 전체 임금근로자는 1천751만 명중 비정규직 비율은 34%인 599만5천명으로 통계를 시작한 지난 2003년 8월 이후 최대규모다. 이중 청년층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무려 124만3천명이라니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렇듯 비정규직 600만 시대에 청년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불쌍하고, 짠하기 조차하다. 알고 보면 이들은 모두가 우리네 자식이고, 조카이고, 손자가 아닌가.
이들의 하소연은 더 기가 막힌다. ‘취업도 빽이 있어야 하고, 인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변한다. 심지어 요즘 인터넷 글 중엔 ‘이 더러운 세상 확 뒤집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은 선거의 해다. 각 정당이 앞다퉈 젊은층 잡기에 올인 하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도 국민소통비서관실에 ‘세대공감회의’를 설치, 조직개편에 나서는 등 청년층 끌어안기에 나섰다고 한다. 뒤늦게 왜 난리법석일까 싶다.
청년취업 문제는 정말이지 정치적 논리로 봐선 절대 안 된다. 진정성을 가지고 장기적·사회 안보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젊은층의 표심이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강조컨대, 청년취업 문제는 국가의 최대 과제여야 한다. 민심용이란 미봉책으로 잔꾀를 부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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