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신창동 한 아파트 단지가 지난 1년여간 외부 차량 야간 출입 통제를 해 온 사실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배달 노동자와 일부 입주민은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반면, 단지 측은 “야간 주차질서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단기간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일 오후 11시께 해당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등록 외 모든 차량의 진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알리는 입간판이 게시돼 있었다. <사진>

통상 외부 차량이 진입을 위해 관리사무소 측을 호출하는 벨에도 ‘협조문’이 붙어 있었는데, 여기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라며 “지난해 11월11일부터 시행된 조치”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1세대 당 기본적으로 1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그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추가 등록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일부 세대가 미등록 차량을 아파트 방문객인 것처럼 속여 들어와 주차 공간이 부족해졌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의 설명이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고 시행해 왔다.

문제는 배달 노동자들이다.

음식 배달은 물론이고 다소 부피가 큰 물건을 옮기는 택배 차량마저 야간 출입이 제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론 해당 아파트의 조치에 대해 ‘너무하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자신을 배달 노동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단지 안으로 차량을 들일 수 없어 멀리서부터 들고 걸어가야 한다. 이런 일이 몇 번 있어서 콜이 떠도 안 잡는 편인데 어쩔 수 없이 가야할 때도 있다”며 ‘차량으로 배달하는 기사들만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익명의 한 주민은 “오후 10시면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라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차를 둘 곳이 없어 올 때마다 곤란해 한다”며 “단지에 들어가지 못하니 배달이 어렵다는 실랑이도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야간 무단 주차가 확연히 줄어들어 주차난은 확실히 사라졌다”며 “우리가 사는 곳에서 주민의 권리를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음식 주문 시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 요청을 안내하고 있다”며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배달에 대한 불편 민원이 들어오면 조치 변경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선 지금의 방침이 바뀔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윤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