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지산IC 우측 진출로 개설 사업 연내 착공이 또 다시 수포로 돌아가며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안전 문제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내년 6월 착공 계획마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향후 도시관리계획결정(변경)과 실시계획 인가 등 각종 행정 절차도 남아 있어 자칫 민선 9기 출범 이후로 공사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4일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 개설 공사(1단계)에 대한 도시관리계획결정(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재심의를 의결했다.

도시계획위는 운영 속도, 차로 폭 등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도시계획위는 터널 출구와 진출입로 간 거리가 짧아 사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구조적 안전성 확보와 시민 불편 해소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도로 폭을 3.5ｍ에서 3.2ｍ로 축소하고 제한 속도를 시속 90㎞에서 80㎞로 낮추는 설계안에 대해 안전성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도로 개선 및 제2순환도로 기능 유지 방안 검토, 진출로 개설 필요성 추가 제시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밖에도 도로 선형 정형화 검토, 주중 교통량 분석 자료 추가 제시, 설계 대안 검토(경제적 손실 정도) 등을 요청했다.

광주시는 도시계획위원회가 요구한 ‘설계 대안 및 진출로 개설 필요성’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설계가 마무리된 만큼 구조적인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된 사안인 만큼 노선 및 사례 분석 내용 등을 추가 보완해 도시계획위에 설명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2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오는 12월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안정성을 입증할 데이터를 통해 심의위원들을 설득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사항 중 일부는 이미 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된 내용이지만 회의 당시 (안전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위원회가 요구한 자료를 보완해 다시 심의를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계획위 재심의 결정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내년 6월로 예정된 착공 일정 지연 가능성도 커졌다.

광주시는 내년 4월 실시계획 인가 및 관계기관 협의를 완료하고 6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행정 절차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아 착공 일정은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내년 6월 착공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도시계획위에서 제기된 사항은 보완 자료를 통해 해소하고 다른 행정 절차도 병행할 계획인 만큼 착공 일정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행정 절차상 협의 상황에 따라 착공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다”며 “남은 행정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산IC는 2018년 민선 7기 때 착공해 2021년 완공 직전까지 갔으나 터널 출구에서 불과 17m 떨어진 좌측에 진출로가 설치돼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개통이 무산됐다.

이후 민선 8기 들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우측 진출로로 노선을 변경하고 기존 좌측 진출로는 차로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측 진출로 공사는 당초 2024년 6월 착공 예정이었지만 같은 해 9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가 올해 상·하반기로 착공 시점을 또 다시 연기한 바 있다. 결국 당초 계획 대비 2년 가까이 지연된 셈이다.

지산IC 총사업비는 기존 사업비 77억원에 우측 진출로 재설계와 각종 영향평가, 행정 절차가 추가되면서 발생한 149억원까지 총 226억원이 투입된다.

/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