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11일 ‘내란 수괴는 영장 없이 긴급 체포할 수 있지 않으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질의에 대해 “네, 긴급체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을 당장 경찰과 함께 체포해야 한다. 이때 경호처에서 저항하면 ‘저항하지 마라. 만약 저항하면 내란 공범으로 당신들도 처벌받는다’고 경고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을) 체포하러 갈 거냐, 안 갈거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의원님의 절규와 같은 말씀을 정말 제 가슴으로 새겨듣는다. 잘 알겠다”고 답변했다.

오 처장은 또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한 의지 표명을 요구하자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겠다. 충분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수사 절차들이 있고 또 관련된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수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야 한다는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질의에는 “관련해서 조치하겠다”며 “그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경찰과의 중복 청구를 이유로 공수처가 청구한 비상계엄 관련 영장들이 여러 차례 기각된 데 대해 오 처장은 “중복 수사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중복 청구 관점이 아니라 시급한 비상사태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법원이) 영장을 잘 발부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오 처장은 검찰보다 먼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체포영장을 먼저 청구했는데 법원이 중복 수사를 이유로 기각하는 바람에 (김 전 장관이) 새벽에 검찰에 들어가는 그런 불상사가 생겼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7일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의 영장이 중복으로 청구되고 있다”는 이유로 공수처의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김 전 장관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8일 오전 1시30분께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6시간여 조사한 뒤 영장 없이 긴급 체포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