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대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대통령실의 거부로 무산됐다.

내란 혐의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 수사가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을 비롯해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압수수색 투입 인력은 총 60여명이다.

오전 11시45분께 대통령실 입구 민원실에 도착한 경찰 수사관들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대통령 경호처와 출입 절차, 압수수색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기다렸지만 대통령실이 거부함에 따라 대치 끝에 일몰 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집행 시한은 일몰까지로 이날 일몰은 오후 5시14분 전후였다.

경찰은 앞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내란 혐의 피의자로 윤석열 대통령을 적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국무회의실, 경호처 등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대통령 관저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계엄군 수뇌부의 공개 발언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경찰이 이번 압수수색에 이어 신병 확보 시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형법상 내란 혐의는 사형까지 가능한 중범죄라는 점을 들어 긴급체포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날 서대문구 경찰청, 종로구 서울경찰청, 영등포구 국회경비대도 압수수색했다.

통상 압수수색영장의 유효 기간은 1주일 이내다. 경찰은 이날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원칙적으로 유효기간 내에 다시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전날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도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해제 결의요구안 표결 당시 여당 의원들을 당사로 집결시켜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의혹(내란죄)으로 고발됐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11일로 예정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발의를 12일로 연기했다.

당초 이날 오후 두 번째 윤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할 계획이었지만 성안 작업이 길어지며 발의 일정을 12일로 늦췄다. 본회의 개의 전에 발의하면 본회의 보고와 표결 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오후 5시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