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 위치한 대형 도축업체가 인근 주민들을 악취로 괴롭게 했던 부산물 발효 시설을 자진 폐쇄했다.

이로써 악취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나 또다른 골칫거리인 소음에 대한 매듭은 아직 지어지지 않아 업체는 물론 행정 당국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0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양산동 소재 A 축산업체가 최근 ‘폐기물재활용시설 및 방지시설 변경(폐쇄) 신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폐쇄 신고는 A 축산업체 내 탈수·건조시설, 발효시설 1·2호기, 세정집진시설, 원심력집진시설 등 부산물 발효 및 자체 처리 시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A 축산업체는 지난해 6월부터 이 시설들을 가동, 도축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발효해 퇴비로 만들었다.

시설 가동 전에는 부산물 처리를 다른 업체에 맡겼으나, A 업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처리가 가능한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부산물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A 업체와 인접한 지역까지 퍼지면서 발생했다.

실제 A 업체로부터 반경 1㎞ 내엔 공동주택단지 약 4천700세대가 거주하며 인근에 업체 200여개와 연제초등학교, 양산중학교가 위치해 있는데, A 업체가 부산물 자체 처리를 본격 실시한 지난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북구에는 총 708건의 악취 민원이 접수됐다.

이와 관련, 최기영 북구의원은 지난해 2월 열린 북구의회 제28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A 업체의 도축으로 발생하는 소음과 악취에 인근 주민들과 산단 입주업체 직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북구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유 시설인 탓에 행정 기관에서 강제력을 행사하기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으나, 북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TF팀을 꾸렸고 A 업체 및 지역사회와 소통에 나섰다.

그 결과 A 업체는 지난 9월12일부터 부산물 신규 투입을 중지했고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10월29일 자체 처리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부산물 처리는 가동 전처럼 업체에 위탁하기로 했다.

가동 중지 이후부터 현재까지 A 업체로부터 접수된 악취 민원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소음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법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구 관계자는 “대다수를 차지했던 악취 관련 민원은 자체 처리 시설 운영 중단 후부터 사라졌다”며 “소음을 줄이기 위해 도축장 내 방음 시설이 설치되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도 업체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