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음악회에서 만날 수 있는 황순칠 작가의 매화 그림들.

2005년부터 꾸준하게 ‘그림이 있는 음악회’를 열어온 서양화가 황순칠 작가가 ‘매화’를 주제로 한 음악회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오는 25일 오후 6시 남구 송하동 황순칠 갤러리에서 열리는 17번째 음악회다.

15년여 간 딸 상희 양과 함께 만들어왔던 음악회는 이제 황 작가 예술을 위한 자리로 탈바꿈했다.

이번 무대부터는 ‘배코 황순칠 음악회’가 아닌 ‘고담 황순칠 음악회’로 명칭을 바꿨다. 옛 연못이라는 뜻을 지닌 ‘고담’은 작가의 호이기도 하다.

음악회 주제가 ‘매화’인 만큼 이날 자리에는 작가가 2012년부터 그려온 다양한 매화 그림 30여점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황 작가는 전국을 가리지 않고 매화 명소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찾아가 11년째 매화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그의 매화 그림은 일반적인 화가들의 것과는 달리 보일듯 말듯한 꽃봉오리나 미처 피어나지 않은 추운 어느 날의 잔잔한 풍경을 주로 담아내고 있다.

약 400호 크기의 대작 ‘화엄 매화’는 그러한 매화 그림 중 하나로, 화엄사 각화전 앞에 서 있는 굵직한 매화 가지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꽃이 완전히 그려지지 않은 등 미완성작이지만 장엄한 매화 나무가 화면 앞 쪽을 한가득 메우고 있다.

이와 함께 2012년 제작한 지실 와룡매와 미암매, 화순 임대정매 등 각 지역별 다양한 매화들이 전시된다. 경남 김해건설공고의 팔곡홍매나 홀로 피어나 외롭게 뻗어있는 독수매 등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고매(古梅) 또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이날 음악회에는 바리톤 정찬경 씨가 초청돼 가고파(김동진 곡), 추억(김성태 곡), 그대 창 밖에서(임긍수 곡) 등을 선사한다. 다음으로는 황 작가가 무대에 올라 피아노 즉흥곡 ‘메기의 추억’ 등을 노래와 함께 들려준다.

황순칠 작가는 “모든 아름다움에는 격이 있다. 그 격은 조화와 힘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되려면 배우고 익혀 다움이 돼야 하듯이 모든 것도 마찬가지로 품격이 있어야 아름답다”며 “이번 매화전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폭포, 가을에는 단풍, 겨울엔 송년 음악회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주제별 그림과 아름다운 선율이 조화를 이룬 특별한 음악회에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