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3월에 들어서면 전국 곳곳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되고 여름 전까지 지속되곤 한다. 최근에도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 눈은 사막처럼 메말라가고 있다.

봄철 주의해야할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에 대해 강석준 보라안과병원 원장을 통해 알아본다.

◇원인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생산이 적거나, 눈물 분비가 부족해 눈물이 너무 빨리 증발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눈에 불쾌감 및 자극 증상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눈이 건조해지는 단순한 질환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방치할 경우 각막이 말라 시력이 심하게 저하되기도 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알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 또는 예방이 필요하다.

안구의 표면은 크게 세 겹의 층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장 안쪽부터 점액층, 수분층, 기름층 순이다.

안구건조증은 수분층에 이상이 생기는 ‘눈물 생성 부족형’과 기름층에 이상이 생기는 ‘눈물 증발 과다형’ 두 유형으로 나뉜다.

전체 환자에서 각각의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눈물 분비가 줄어서 눈물 자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부족한 눈물 생성 부족형이 14%,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기름층을 분비하는 마이봄샘에 문제가 생겨 눈물이 빨리 마르는 눈물 증발 과다형이 86%다.

대다수의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눈물의 양이 부족한 환자가 아닌, 눈물의 질이 좋지 않은 환자라는 이야기다.

안구건조증은 대부분 ‘눈물이 부족해 발생한다’ 정도로 알고 있는데, 눈물 분비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물론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증발할 때도 발생한다. 눈물은 기본적으로 수분이기 때문에 건조한 외부환경에 노출이 되면 더욱 빠르게 증발된다.

이를 막아주는 것이 눈물층의 기름 성분이다. 이런 기름 성분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을 경우 눈물이 쉽게 증발하고 안구건조증이 찾아온다. 눈물층의 기름 성분은 마이봄샘이라는 곳에서 주로 분비되는데, 마이봄샘이 정상적인 경우에는 안정적으로 분비돼 눈이 쉽게 마르지 않도록 해준다.

그러나 이곳에 염증 및 이상이 발생하면 기름의 분비량이 줄어들거나 기름 자체에 문제가 발생해 성분이 불량해지고 눈물이 쉽게 증발한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유형 분석에 따르면 마이봄샘에 눈물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발하는 유형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 마이봄샘의 치료가 효과적이라 알려진 이유다.

◇치료

안구건조증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인공눈물 점안으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눈물이 내려가는 입구를 막아 눈물이 안구 표면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플러그 시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

안구의 염증이 주된 원인일 경우에는 항염증 안약을 사용해볼 수 있지만, 중증도 안구건조증이라면 마이봄샘을 막고 있는 기름을 녹여 원활하게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온열찜질치료를 비롯해 강한 불빛을 이용한 IPL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가 활발하게 시술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들은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물질을 많이 분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레이저는 혈관 내 헤모글로빈을 응고시켜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키는 기능을 하는데, 혈관이 수축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도 감소한다. IPL 레이저 사용으로 혈관 수축과 염증 감소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강석준 보라안과병원 원장은 안구건조증의 경우 적정한 습도 유지와 인공눈물로 예방할 수 있지만, 방치땐 시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통한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라안과병원 제공>

◇예방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은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눈 깜빡임이 줄어들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원래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깊게 깜빡여서 눈물 분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내 눈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농도와 성분의 인공눈물과 안약을 점안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실내는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60% 정도 유지한다. 젖은 빨래를 널어두거나 식물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출 시 바람 등에 의해 눈이 시리고 눈물이 많이 나는 경우에는 안경이나 모자 등을 착용해 바람이 눈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외출 후 눈꺼풀 세정제로 눈꺼풀의 노폐물을 닦고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도 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은 안구 표면 염증질환이다. 안구건조증마다 타입이 다르므로 안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부족한 눈물층에 따라 맞는 약을 다르게 써야 한다.

강석준 보라안과병원 원장은 “인공눈물은 기본으로 쓰지만 어떤 약을 추가로 써야 할지는 사람마다 다르며, 인공눈물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중증도 이상의 환자라면 염증 치료와 함께 전문 병원의 레이저 치료 관리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정리=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