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출신 출향인 김정호(사진) 시인이 열 번째 시집 ‘칼잡이의 전설’(샘문 출판사刊)을 펴냈다.

시인은 40년 동안 국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20년 퇴직했다. 퇴직한 이후 발표한 이번 시집에는 은유와 풍자를 통해 세상과 바라보는 시와 사람과 자연의 소통법을 보여주는 서정시 등 총 64편 시가 수록돼 있다.

작품 ‘네 애비는 40년 전설의 칼잡이였다’에서는 시인의 직업 전문성을 볼 수 있다. 간결한 한 문장에서 이 시가 지향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흔히 칼잡이는 소나 돼지를 잡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시에서 시인은 40년을 특수분야에 종사한 공직자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호함과 청렴한 의지를 통해 어떠한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일했던 자신의 진지한 모습을 비유해 담아냈다.

또 이번 시집에는 풍자시가 다수 수록돼 있는데 대표적인 풍자시로는 ‘지역주의’, ‘바지, 핫바지’, ‘기레기 운명하다’, ‘그들이 사는 방식’, ‘괜찮다. 괜찮아’, ‘신태양의 몰락’ 등이 있다.

풍자시뿐만 아니라 걸쭉한 고향의 언어와 자연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소통할 방법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시도 담겨있다.

한편, 김정호 시인은 2002년 시 신인상으로 시인, 2010년 수필 신인상을 받아 수필가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다를 넣고 잠든다’, ‘추억이 비어 있다’, ‘억새는 파도를 꿈꾼다’, ‘상처 아닌 꽃은 없다’, ‘비토섬 그곳에’, ‘빈집에 우물 하나’, ‘부처를 죽이다’, ‘싱크홀’, ‘핑크라이트’와 미셀러니(경수필)인 ‘딴죽걸이’ 등이 있다.

김 시인은 문학 활동 중 대한민국문화예술 시 부문 대상, 한용운문학상 시 부문 대상(중견 부분), 부산시협상(우수)을 받았고 (사)한국작가회의 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사)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회원이며, 현재는 지역 신문사에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문예 교육 지도사, 문학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