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전남에서 10대들의 한탕을 노리는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생활비와 채무를 감당하기 위한 범행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처벌에 앞서 생활환경 개선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30분께 광양시 중마동 금은방 2곳에서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A(16)군과 B(14)군을 검거했다. 또 20m 떨어진 곳에서 망을 보고 있던 공범 C(16)군과 D(16)군도 추가로 붙잡았다.

이들은 공구를 이용해 금은방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1분 만에 범행하고 달아나는 수법으로 모두 6천여만원의 귀금속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A군 등은 용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0대들의 한탕벌이 금은방 범죄는 불과 한달여 전 광주에서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2일 오전 3시30분께 광주 동구 충장로 3가의 한 금은방에서 망치로 금은방의 유리창과 진열장 등을 깨고 내부에 침입, 4천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E(17)군 등 10대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지난 1일 이들 일당 3명에 대한 첫 재판에서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에서 3년을 구형했다.

E군 등은 ‘채무와 오토바이 사고 처리비용 등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충장로 일대의 금은방을 물색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중에는 초등학생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이처럼 광주·전남에서는 청소년들의 절도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광주·전남경찰청 최근 3년 소년범 검거 현황에 따르면 광주에서 2020년 888명, 2021년 450명, 2022년 586명, 전남에서 2020년 898명, 2021년 582명, 2022년 822명의 청소년이 절도혐의로 검거됐다. 3년 간 소년범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폭력) 총 7천998건 중에서 절도범죄의 비율은 4천226명(52.84%)으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소년 절도 범죄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불황과 연관이 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때문에 처벌에 앞서 가정 문제로 가출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찰인재개발원 학교폭력·청소년범죄를 담당하는 서민수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불황과 교육 변화는 최근 소년범죄와 연관이 깊다”면서 “생활비와 용돈을 이유로 청소년의 절도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명이 공모한 최근 금은방털이는 청소년범죄의 집단적인 특성과 행동 전염 문화를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 교정기능을 통해 재범을 막고, 가출청소년이 자립할 수 있는 생활여건 마련 등 특화된 예방법을 강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