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안전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지났어도 산업 현장에서의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대재해로 숨진 근로자는 644명(611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683명(665건)과 비교해 39명(5.7%) 줄어 미미한 수준이다. 광주·전남지역은 48명(40건)에 이른다. 직전 51명(49건)보다 고작 3명(5.8%) 감소했다. 특히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 사망자는 256명으로, 2021년 248명(234건)에 비해 8명(3.2%)이 늘었다. 인명 피해가 큰 화재나 폭발, 붕괴 등 대형 사고가 많아서다. 그런데도 실제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여태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산업재해란 근로자가 업무 도중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를 말한다. 사망자 1명 이상,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 요인으로 인한 직업성 질병자 3명 이상이 발생하면 처벌 대상이다.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함에도 현재까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하물며 정부는 제도 개선에 착수, ‘자기규율’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에 노동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무력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대로라면 중대재해법은 2024년 1월27일부터는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미만)도 적용 대상이 된다. 경영계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면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형사 처벌 규정 삭제를 최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기간 연장도 요구하고 있다.

중대재해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만큼 더욱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일각에선 모호한 법률의 한계를 지적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과 시행은 기업의 범죄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전환의 갈림길이라는 절절한 호소를 묵살하지 말기를 바란다. 일터에서 퇴근하지 못하는 참혹한 죽음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