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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만에 제도 개선에 착수하며 ‘자기규율’ 방식으로 전환 기조를 밝혀 실효성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러나 노동계는 정부의 방침 전환은 기존 법안에 대한 무력화 시도라고 반발하며 법 강화를 촉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사고사망만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0.299 퍼밀리아드(만분율)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사고사망만인율이란 임금근로자수 1만명 당 발생하는 사망자 비율이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 사고사망만인율은 0.43 퍼밀리아드로 OECD 38개국 중 34위에 머물렀다.

앞서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노동자 사망 사고가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고 사망자는 전년보다 39명 감소하는 데 그쳤고 법 적용 사업자에선 오히려 8명 증가했다.

기업들도 중대재해 예방에 힘쓰기 보단 처벌 회피에 열을 올려 법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진단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중대재해감축로드맵을 발표하며 이달 초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TF’를 발족했다.

로드맵 주요 골자는 ‘사전 예방’으로, 노사가 함께 책임에 기반한 자기 규율로 예방 역량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험성 평가’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의 안전관리 역량 향상을 위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TF 팀은 오는 6월까지 처벌대상 및 수준, 제재방식 개선, 처벌요건 명확화 등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렇듯 정부는 법 체계 정비를 통해 노동자 사망사고 감축을 꾀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이를 두고 “기존 법에 대한 무력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영 책임자 처벌을 강화한 법에도 사망사고는 꾸준히 발생했는데 자기규율 방식에서 과연 중대재해가 효과적으로 줄어들 수 있겠냐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아직 재판 결과에 따른 처벌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도 손질에 나서는 것은 경영계의 요구만 수용됐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때문에 노동계는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경각심을 키우며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예방 대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명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과 시행은 기업의 범죄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전환의 갈림길”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부실한 집행은 시대의 소명과 노동자 시민의 요구를 저버리고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을 맞는 2024년 1월27일부턴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도 법 적용 대상이 된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