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를 바꿔야 정치가 바뀐다
본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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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04(수) 19:27 가+가-
지난 한해, 우리 국민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 것은 정치였다. 합리적인 논의나 지성적인 논쟁을 볼 수가 없었다. 편을 갈라 무조건 증오하고 윽박지르고 음해하고 협박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그래서 흔히 우리 정치를 삼류정치라 한다. 국민은 일류인데 정치는 가장 후진적이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분명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뽑았을진대, 국민이 뽑은 정치인이 삼류라면 선택한 국민도 삼류라는 말일까. 선택한 국민에겐 잘못이 없다. 그렇게 뽑을 수 밖에 없도록 되어있는 선거구제도, 정당정치의 한계와 모순이 문제다.
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뽑는 방법의 하나인 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 대선거구제, 중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가 있다. 소선거구제는 1개 선거구에서 1명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2명 이상 다수를 선출하는 것을 대선거구제라고 한다. 그 중 2-5명을 선출하는 것을 특별히 중선거구제라고 한다. 중대선거구제에서는 한 선거구에서 1명 이상 복수공천도 가능하다.
소선거구제는 선거구가 좁아 후보의 자질 파악이 쉽고 투표율이 높지만 2위 이하의 사표가 많고 선거운동이 과열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는 사표가 줄고 다양한 정당 후보자들의 당선이 용이하다. 선거구가 넓어 지명도 있는 인물을 선출하는 데 유리한 장점이 있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나라는 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 등이 있고, 오스트리아·벨기에 등은 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독일·일본 등은 소선거구 비례대표 혼합선거구제를 채택해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는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다.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과 관련해 “지역 특성에 따라 2~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2일 “승자 독식 선거 제도로 정치권 대립과 갈등이 증폭된다는 비판이 많다”며 대안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하면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활발하다.
지역구마다 국회의원 1명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여야의 정당, 지지자 간에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키워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손을 봐서 부작용을 줄여야 한국정치에 희망이 생긴다.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법 개정 시한은 4월 10일이다. 국회의장은 2월 중순까지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의원 300명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회의에 부치겠다고 했다. 소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개편하려면 지역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국회의장이 국회 정개특위 여야 위원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2월까지 각 당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이 모인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은 지난 9월부터 9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열며 선거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잘 알다시피 소선거구제는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2020년 21대 총선 참여 유권자 2874만여명 가운데 43.7%의 표는 사표가 됐다. 국민의힘은 영남 지역에서 약 56%를 득표해 86%의 의석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68.5% 득표로 96.4%의 의석을 쓸어 갔다. 2, 3위 득표자를 지지한 표심이 전혀 의미를 갖지 못했다.
물론 중대선거구제가 모든 정치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떻게 바꾸든 지금의 혐오정치, 편파정치보다 나을 것이다. 그동안 정치학자들과 시민사회는 정치개혁 요구 목소리도 높이면서 선거법개정을 꾸준히 얘기해온 이유다. 이번에는 시한을 넘기지 말고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제도 개선을 꼭 해내야 한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알아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은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반복한 구호지만, 이번에는 외면말라. 당리당략에 빠져 이번에도 개편을 하지 못한다면 정치개혁은 요원해진다. 소선거구제는 1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되는 승자독식 구조다. 2위 후보가 49%를 득표해도 모두 사표가 되는 소선구제는 이른바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제도가 거대 양당 구조를 고착시키고 지역구도를 강화했다. 소수 정당의 입지가 좁아져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어려웠다.
선거구제를 바꾸는 정치개혁은 이제 시대적 화두다. 여야는 정치의 고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좋은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광주시민들은 승자 독식 정당공천제가 정치의 공정성을 망가뜨리는 것을 목도했다. 공천을 한 명만 받으니 경쟁이 치열하다. 공천권에 영향을 미치는 쪽에 충성 경쟁을 벌이느라 민생은 딴전이었다. 특히 신진 정치인의 입성이 어려운 구조다.
정치가 올바로 경쟁하면서 상생하려면 신생 정당의 제도권 진입이 가능해져야 한다. 우리 정치는 중소 정당이나 신생 정당의 제도권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정치적 갈등을 조정할 완충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거대 정당의 독선과 몽니, 억지가 판을 쳐도 제어할 수 없다. 막장 정치가 계속되어도 조정해줄 장치가 없다.
중·대선거구제 효과는 실제 선거 현장에서 이미 증명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제8회 동시지방선거 당시 일부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실시됐다. 그 결과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외에도 소수정당 후보가 다수 당선됐다. 특히 영남에선 민주당 후보가 지역별로 11~44%의 당선율을 보였다. 비록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정국의 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는 해도, 소수 정당의 진입과 우리 정치의 고질인 지역구도를 깨트리는 데 중·대선거구제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이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건강한 정치를 보고 싶다. 선거구제 개혁이 정치개혁의 돌파구요 초석이라 생각한다. 국회의원들은 정치 개혁의 마중물이 될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적극나서라. 언제까지 민생과 국익을 외면한 채 대결만 일삼을 것인가. 뿌리 깊은 정치 불신을 씻고 국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소선거구제부터 타파해야 한다.
그래서 흔히 우리 정치를 삼류정치라 한다. 국민은 일류인데 정치는 가장 후진적이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분명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뽑았을진대, 국민이 뽑은 정치인이 삼류라면 선택한 국민도 삼류라는 말일까. 선택한 국민에겐 잘못이 없다. 그렇게 뽑을 수 밖에 없도록 되어있는 선거구제도, 정당정치의 한계와 모순이 문제다.
소선거구제는 선거구가 좁아 후보의 자질 파악이 쉽고 투표율이 높지만 2위 이하의 사표가 많고 선거운동이 과열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는 사표가 줄고 다양한 정당 후보자들의 당선이 용이하다. 선거구가 넓어 지명도 있는 인물을 선출하는 데 유리한 장점이 있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나라는 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 등이 있고, 오스트리아·벨기에 등은 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독일·일본 등은 소선거구 비례대표 혼합선거구제를 채택해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는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다.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과 관련해 “지역 특성에 따라 2~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2일 “승자 독식 선거 제도로 정치권 대립과 갈등이 증폭된다는 비판이 많다”며 대안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하면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활발하다.
지역구마다 국회의원 1명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여야의 정당, 지지자 간에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키워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손을 봐서 부작용을 줄여야 한국정치에 희망이 생긴다.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법 개정 시한은 4월 10일이다. 국회의장은 2월 중순까지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의원 300명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회의에 부치겠다고 했다. 소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개편하려면 지역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국회의장이 국회 정개특위 여야 위원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2월까지 각 당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이 모인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은 지난 9월부터 9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열며 선거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잘 알다시피 소선거구제는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2020년 21대 총선 참여 유권자 2874만여명 가운데 43.7%의 표는 사표가 됐다. 국민의힘은 영남 지역에서 약 56%를 득표해 86%의 의석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68.5% 득표로 96.4%의 의석을 쓸어 갔다. 2, 3위 득표자를 지지한 표심이 전혀 의미를 갖지 못했다.
물론 중대선거구제가 모든 정치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떻게 바꾸든 지금의 혐오정치, 편파정치보다 나을 것이다. 그동안 정치학자들과 시민사회는 정치개혁 요구 목소리도 높이면서 선거법개정을 꾸준히 얘기해온 이유다. 이번에는 시한을 넘기지 말고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제도 개선을 꼭 해내야 한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알아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은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반복한 구호지만, 이번에는 외면말라. 당리당략에 빠져 이번에도 개편을 하지 못한다면 정치개혁은 요원해진다. 소선거구제는 1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되는 승자독식 구조다. 2위 후보가 49%를 득표해도 모두 사표가 되는 소선구제는 이른바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제도가 거대 양당 구조를 고착시키고 지역구도를 강화했다. 소수 정당의 입지가 좁아져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어려웠다.
선거구제를 바꾸는 정치개혁은 이제 시대적 화두다. 여야는 정치의 고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좋은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광주시민들은 승자 독식 정당공천제가 정치의 공정성을 망가뜨리는 것을 목도했다. 공천을 한 명만 받으니 경쟁이 치열하다. 공천권에 영향을 미치는 쪽에 충성 경쟁을 벌이느라 민생은 딴전이었다. 특히 신진 정치인의 입성이 어려운 구조다.
정치가 올바로 경쟁하면서 상생하려면 신생 정당의 제도권 진입이 가능해져야 한다. 우리 정치는 중소 정당이나 신생 정당의 제도권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정치적 갈등을 조정할 완충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거대 정당의 독선과 몽니, 억지가 판을 쳐도 제어할 수 없다. 막장 정치가 계속되어도 조정해줄 장치가 없다.
중·대선거구제 효과는 실제 선거 현장에서 이미 증명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제8회 동시지방선거 당시 일부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실시됐다. 그 결과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외에도 소수정당 후보가 다수 당선됐다. 특히 영남에선 민주당 후보가 지역별로 11~44%의 당선율을 보였다. 비록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정국의 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는 해도, 소수 정당의 진입과 우리 정치의 고질인 지역구도를 깨트리는 데 중·대선거구제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이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건강한 정치를 보고 싶다. 선거구제 개혁이 정치개혁의 돌파구요 초석이라 생각한다. 국회의원들은 정치 개혁의 마중물이 될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적극나서라. 언제까지 민생과 국익을 외면한 채 대결만 일삼을 것인가. 뿌리 깊은 정치 불신을 씻고 국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소선거구제부터 타파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