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수립한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 정책토론회가 7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렸다.

시의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광주시, 민간사업자, 주민 대표, 건축가,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 업체인 휴먼스홀딩스 PFV의 소경용 대표는 발제자로 나서 복합 쇼핑타운 기능을 갖춘 ‘챔피언스 시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복합쇼핑몰인 ‘더 현대’를 비롯해 역사문화공원, 스트리트몰, 특급호텔, 랜드마크 타워, 주상복합 시설 조성 등을 설명했다.

소 대표는 “30만㎡(9만여평)에 이르는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설 ‘챔피언스시티’는 원도심 활성화, 산업유산 역사성 보존, 공공성 확보를 3대 원칙으로 공장건축물 보존 기본원칙을 지키고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경쟁력 제고, 품격있는 도시 경관과 공간 창출, 개발 이익의 사회적 공유와 합리적 배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소 대표는 “해방 전에 지어진 공장 건축물 등 10곳을 원형 보존하는 등 광주시가 제안한 협상 전제조건 및 권고사항 이행방안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원형 보존하는 건축물 10곳은 공장2과, 생산1팀, 직포공장, 원면창고, 구 식당, 구 기숙사, 구 공관, 여자기숙사, 신성회관, 원사무실 등이다.

이어 천득염 한국학호남학진흥원장은 발제를 통해 공장 건축물 보존과 활용 가치의 평가 기준, 공장 보존 기본원칙, 도시계획 협상 조건 등을 제시했다.

천 원장은 “근현대 건축물을 활용해 도시 공간을 재개발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사업자가 건축물을 보존한다고 하는데 이전하거나 일부를 보존하는 것은 재현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이어 주민대표와 건축가, 시민단체 대표들이 토론을 이어갔다.

박홍근 포유건축사무소 대표는 “공장 부지의 2/3 이상을 광주시에 공공 기여하고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를 이루도록 충분한 협상을 통한 개발이 중요하다”며 “공공 기여도를 70%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부지 변경 계획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채 전남·일신방직 이전 주민협의체 공동대표는 “주민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기본 계획만 1년6개월이 걸렸고, 보존할 건물도 너무 많다”며 “정치·경제적으로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해 광주에 대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기훈 전남·일신방직 부지 공공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개발이익을 고려하면 부지 면적의 70%를 공공 기여해야 한다”며 “보존·활용을 위한 광주시의 책임있는 역할과 함께 사업자도 협상 전제조건을 수용하고 존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개발 이익만을 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로 그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함인선 광주시 총괄건축가는 “10개 건축물을 보존하자는 협상 조건을 마련했는데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역사문화공원은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거쳐 역사적 가치를 반영하고 도시의 매력을 갖춘 기획안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참석자들은 쇼핑몰 건설로 인한 교통체증 유발 해결,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 광주천과 연계 개발, 조망권 침해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안평환 시의원은 “사업 성과와 공공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충분한 협상과정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시의회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