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연구원 분리 주장, 단견(短見)이다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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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06(화) 19:18 가+가-
이정록 전남대 명예교수 / 前 대한지리학회장
광주전남연구원(이하 광전연)이 난타를 당하고 있다.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으로 분리하자는 주장 때문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분리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자, 전남도의회 의원들이 맞장구를 치면서 사단을 불러왔다. 문제는 분리 주장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될 징조가 있어 우려된다.
지역민들은 의아해한다. 광전연 운영에 문제가 많았나. 광주시와 전남도가 광전연을 전폭 지원했음에도 연구원들이 태만했나. 애초에 광전연 통합이 잘못된 결정이었나. ‘상생’으로 포장된 정치적 쇼였던 것인가. 통합 7년밖에 안된 광전연을 분리하자고 하니 이런저런 볼멘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광전연 분리 주장이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연구원 자업자득이다. ‘구멍가게’ 수준이던 두 개 연구원이 ‘수퍼마켓’ 규모로 커졌으면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놔야 했다. 예컨대 전남의 지방소멸 문제를 국가적 이슈로 만드는 연구, 세계적 트랜드인 광역경제권 움직임에 따른 우리 지역 대응 방안 등등을 국가와 지역사회에 내놔야 했다. 하지만 그런 역할에 소홀했다. 역대 원장들도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분리 주장이 등장한 또 다른 이유는 광주시와 전남도 무책임에 있다. 시 도는 자문자답해 봐야 한다. 통합된 연구원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재정을 지원했는지를. 광전연으로 통합돼 시 도가 지원하는 예산이 크게 늘어 신규 연구자를 많이 초빙했고, 광주·전남 미래 연구에 꼭 필요한 센터를 여럿 만들었다는 뉴스를 듣지 못했다. 예산 핑계로 재정 지원에 인색했을 게 뻔하다. 이런저런 잡일(?)을 많이 시키고 ‘감놔라 배놔라’고 참견했을 것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래놓고 분리를 주장하는 모양새는 볼썽사납다.
광전연 분리 여부는 선택 사항이다. 광전연은 시 도가 연구원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출연 형식으로 지원받는 기관이다. 시 도가 지원을 끊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 때문에 시 도가 연구원을 분리하면 분리되는 것이다. 법적으로 그렇다. 분리 운영하는 것이 연구원 본래 기능에 보다 충실할 수 있다면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으로 각각 분리하면 된다. 반대로 긴 안목으로 광전연을 ‘지방 최고 싱크탱크’로 키우고 싶다면 예산 지원을 보다 늘리고 자율성을 보장하면 된다. 통합이냐 분리냐 하는 문제는 ‘옵션’에 불과하다.
하지만 광전연 분리 주장은 단견이다.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들 수 있다. 첫째, 지역 발전 패러다임과 맞지 않는다. 오늘날 지역 발전 방식은 ‘연계와 협력’으로 바뀌었다. 과거엔 인접 지역과 경쟁하면서 독립적인 정책을 만들었다. 현재는 인접 지역과 연계하고 협력해 통합적인 정책을 만드는 추세다. 광역경제권이나 메가시티 구축도, 이른바 ‘달빛 동맹’도 그런 방식 연장선이다. 협력적 방식으로 지역 경쟁력을 꾀하려면, 그 청사진을 만드는 싱크탱크는 어떤 시각을 견지해야 할까. 그런데 연구원을 두 개로 쪼갠다고? 미래 패션에 맞지 않은 옷을 입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둘째, 광주시와 전남도는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 우리 지역은 광주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나의 경제권과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광주대도시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런데 광주에서 목포나 순천으로 통근을 강제할 수 있는가. 광주 사람은 전남대 학동 병원에서, 전남 사람은 전남대 화순 병원에서만 진료 받게 할 수 있는가. 광주시와 전남도 간 경계는 지도에만 존재하는 선(線)이 된 지 오래됐다. 시 도의 개별적인 입장을 반영할 계획을 만들 독자적 연구원이 필요하다고? 참으로 단견이다.
셋째, 광주 전남은 우리나라 공간 구조에서 ‘중심(core)이 아닌 주변(periphery)’이다. 쉽게 말해 경제와 성장과 혜택에서 ‘변방(邊方)’이란 말이다. 그런데 중심 범위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충청권은 수도권에 편입돼 수충권을 형성 중이다. 부산 울산 경남은 메가시티 구축으로 질주하고 있다. 전북은 대전을 매개로 수충권에 진입하려고 안달이다. 이런 공간 구조가 고착되면, 우리 지역은 영원한 변방 신세다. 변방을 탈출하려면 제대로 된 ‘싱크탱크’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광전연 연구력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도 시원치 않은데, 분리하자고? 참으로 단견이다.
광전연은 그때그때 컨설팅하고 잡(雜)스런 보고서나 쓰는 용역 회사가 아니다. 연구원 역할이 미흡하면 경쟁력을 키울 궁리를 하는 게 우선이다. 광전연 연구력 제고를 위해 시 도가 보다 많은 재정 지원을 해주자. 진득하게 지켜봐 주자. 출범 10년도 안된 광전연 분리 주장은 그래서 단견이다.
지역민들은 의아해한다. 광전연 운영에 문제가 많았나. 광주시와 전남도가 광전연을 전폭 지원했음에도 연구원들이 태만했나. 애초에 광전연 통합이 잘못된 결정이었나. ‘상생’으로 포장된 정치적 쇼였던 것인가. 통합 7년밖에 안된 광전연을 분리하자고 하니 이런저런 볼멘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분리 주장이 등장한 또 다른 이유는 광주시와 전남도 무책임에 있다. 시 도는 자문자답해 봐야 한다. 통합된 연구원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재정을 지원했는지를. 광전연으로 통합돼 시 도가 지원하는 예산이 크게 늘어 신규 연구자를 많이 초빙했고, 광주·전남 미래 연구에 꼭 필요한 센터를 여럿 만들었다는 뉴스를 듣지 못했다. 예산 핑계로 재정 지원에 인색했을 게 뻔하다. 이런저런 잡일(?)을 많이 시키고 ‘감놔라 배놔라’고 참견했을 것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래놓고 분리를 주장하는 모양새는 볼썽사납다.
광전연 분리 여부는 선택 사항이다. 광전연은 시 도가 연구원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출연 형식으로 지원받는 기관이다. 시 도가 지원을 끊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 때문에 시 도가 연구원을 분리하면 분리되는 것이다. 법적으로 그렇다. 분리 운영하는 것이 연구원 본래 기능에 보다 충실할 수 있다면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으로 각각 분리하면 된다. 반대로 긴 안목으로 광전연을 ‘지방 최고 싱크탱크’로 키우고 싶다면 예산 지원을 보다 늘리고 자율성을 보장하면 된다. 통합이냐 분리냐 하는 문제는 ‘옵션’에 불과하다.
하지만 광전연 분리 주장은 단견이다.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들 수 있다. 첫째, 지역 발전 패러다임과 맞지 않는다. 오늘날 지역 발전 방식은 ‘연계와 협력’으로 바뀌었다. 과거엔 인접 지역과 경쟁하면서 독립적인 정책을 만들었다. 현재는 인접 지역과 연계하고 협력해 통합적인 정책을 만드는 추세다. 광역경제권이나 메가시티 구축도, 이른바 ‘달빛 동맹’도 그런 방식 연장선이다. 협력적 방식으로 지역 경쟁력을 꾀하려면, 그 청사진을 만드는 싱크탱크는 어떤 시각을 견지해야 할까. 그런데 연구원을 두 개로 쪼갠다고? 미래 패션에 맞지 않은 옷을 입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둘째, 광주시와 전남도는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 우리 지역은 광주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나의 경제권과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광주대도시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런데 광주에서 목포나 순천으로 통근을 강제할 수 있는가. 광주 사람은 전남대 학동 병원에서, 전남 사람은 전남대 화순 병원에서만 진료 받게 할 수 있는가. 광주시와 전남도 간 경계는 지도에만 존재하는 선(線)이 된 지 오래됐다. 시 도의 개별적인 입장을 반영할 계획을 만들 독자적 연구원이 필요하다고? 참으로 단견이다.
셋째, 광주 전남은 우리나라 공간 구조에서 ‘중심(core)이 아닌 주변(periphery)’이다. 쉽게 말해 경제와 성장과 혜택에서 ‘변방(邊方)’이란 말이다. 그런데 중심 범위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충청권은 수도권에 편입돼 수충권을 형성 중이다. 부산 울산 경남은 메가시티 구축으로 질주하고 있다. 전북은 대전을 매개로 수충권에 진입하려고 안달이다. 이런 공간 구조가 고착되면, 우리 지역은 영원한 변방 신세다. 변방을 탈출하려면 제대로 된 ‘싱크탱크’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광전연 연구력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도 시원치 않은데, 분리하자고? 참으로 단견이다.
광전연은 그때그때 컨설팅하고 잡(雜)스런 보고서나 쓰는 용역 회사가 아니다. 연구원 역할이 미흡하면 경쟁력을 키울 궁리를 하는 게 우선이다. 광전연 연구력 제고를 위해 시 도가 보다 많은 재정 지원을 해주자. 진득하게 지켜봐 주자. 출범 10년도 안된 광전연 분리 주장은 그래서 단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