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사람들은 대개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니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의 경우는 사랑니가 바르고 예쁘게 난 경우다. 드물지만 이처럼 바르고 예쁘게 난 사랑니라면 ‘정상 맹출’한 다른 큰 어금니들과 마찬가지로 세밀한 양치질로 잘 관리하면서 유지해 사용하면 된다.

다른 경우는 일부가 파묻히고 일부만 잇몸 밖으로 드러나는 경우다. 대부분은 이런 ‘부분 맹출’ 또는 ‘부분 매복’된 사랑니다. 치아 일부가 처음 입안으로 드러날 때 다소 아프기 때문에 곧 치과를 찾기도 하지만 그대로 좀 지나다 보면 또 괜찮아지는 경우도 많아서 한동안 잊고 지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빨리 뽑는 것이 낫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치관주위염 때문이다. 일부만 드러나 있는 사랑니 주변으로는 양치질이 세밀하게 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음식물이 끼고 치석과 치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일정 정도가 지나면 주변 잇몸이 붓고 빨개지며 냄새가 난다. 참을성이 있으신 분들은 이 상태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방치 하기도 하는데, 병을 키우는 것일 뿐이다. 만성 염증 상태가 주변 치조골 흡수를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앞니 충치 유발이다. 일부만 드러나 있는 사랑니와 그 앞니 사이에 충치가 잘 생긴다. 아직 생기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언젠가는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부위에 생긴 충치는 어지간해서는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부위다.

약간의 증상과 얼마 크지 않은 충치를 치료하기 위해 근관치료와 보철치료까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랑니를 빨리 뽑아 미리 방지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가장 당황스러운 경우는 사랑니가 잇몸 안쪽에 완전히 파묻혀 있어 그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경우다. 이 경우 대부분 불편한 다른 증상이 전혀 없다. 그래서 대개 치과에서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을 촬영해 본 후 비로소 ‘완전 매복’된 사랑니 존재를 처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별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는 사랑니라 하더라도 빨리 뽑는 것이 낫다.

김현섭 더블엠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원장은 사랑니가 완전 매복 상태라도 어린 나이에 발치하는 것이 치관주위염과 앞니 충치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블엠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제공>

함치성 낭종으로 분류될 경우 완전히 파묻힌 치아의 머리 주변으로 물혹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치아를 포함하는 낭종, 즉 함치성 낭종이 완전히 매복된 사랑니에 곧잘 생긴다.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과에서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을 촬영해 본 후 비로소 ‘함치성 낭종’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함치성 낭종은 양성이지만 발견 즉시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이유는 점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랑니를 뽑으면서 동시에 낭종을 제거하면 수술이 더욱 쉽고 환자의 불편감도 적다.

사랑니가 막 자리잡았을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 이때 사랑니를 뽑아야 뽑기가 쉽고 회복도 빠르다. 30-40대에 뽑으려면 뽑기도 어렵고 회복도 더디다. 50-60대에 뽑는 사랑니는 술자나 환자나 모두 상당한 각오를 해야 한다.

흔히 30-40대가 돼서 사랑니가 처음 났다고 치과에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완전 매복 사랑니의 경우다.

이십 대 때에는 완전히 파묻혀 있던 사랑니가 치주염 등 잇몸 질환으로 주변 잇몸이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늦게 사랑니가 난 것처럼 느껴진다. 뒤늦게 치관주위염이 발생하게 되고 앞니 충치 유발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20대 때에는 사랑니 발치가 쉽지만 30-40대가 되면 사랑니 발치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50-60대에 뒤늦게 사랑니를 뽑게 되는 경우는 앞니 보철 치료, 임플란트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사랑니 앞니를 깎아 씌우는 크라운 치료 등 치과 보철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또는 그 부위 임플란트 식립 및 치조골 이식 수술 등을 시행하기 위해 그 뒤쪽에 파묻혀 있는 완전 매복 사랑니를 뽑아야 하는 것. 역시 문제는 나이 요인과 관련해 사랑니 발치가 더 어려운 상태라는 점이다.

이처럼 ▲사랑니가 바르고 예쁘게 난 경우(정상 맹출) ▲일부는 파묻히고 일부는 잇몸 밖으로 드러난 경우(부분 맹출 또는 부분 매복) ▲잇몸 안쪽에 완전히 파묻혀 있어 그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경우(완전 매복) 등 결국 언젠가는 뽑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 좋은 증상이 아직 없거나 미미할 때 미리 사랑니를 뽑는 것이 결국에는 보다 현명한 치료 결정이 될 것이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