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무등산 문학백일장에는 전국에서 32명이 응모해서 78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작년보다는 숫자상으로는 적은 인원이 참가했지만 올해도 역시 문학적 재능을 뽐내는 우수한 작품들이 출품되었습니다. 정성을 다하여 쓴 작품을 응모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로서 작품을 읽을 때는 냉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상자를 선정할 때는 더욱 냉철해집니다. 행간에 녹아 있는 글쓴이의 진정성 있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심사 역시도 냉철하게 평가하여 선정하였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수상하신 분들께는 축하의 박수를 드리고 수상하지 못한 분들은 위로의 마음을 드립니다.

먼저 대상 정영의의 산문 <나의 무등산 호랑이들>은 발상이 참신하였다는 점을 높이 샀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무등산 호랑이들’을 식상하지 않게 차별화하고 명명해 나가는 특별한 발상이 흡입력 있었습니다.

일반부 산문 최우수상은 정지유의 <무등산 지산유원지>, 우수상은 김정희의 <무등산 삶을 품다>로 선정하였는데, 우열을 가리기가 힘이 들었습니다만 밀착된 경험을 풀어가는 플롯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일반부 운문 최우수상은 정경균의 <오월 아침에>, 우수상은 이종근의 <5·18자유공원>을 선정하였습니다. <오월 아침에>는 이종근의 <5·18자유공원>과 겨루었는데 발상과 시상의 전개가 좋았고 운율이 주제를 돋보이게 한 점에서 근소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경균과 이종근의 다른 2편의 작품은 수상작에 비하여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습니다.

학생부 산문의 경우는 최우수상 수상자는 김지원의 <사미인곡, 정철과 함께>로 선정하였습니다. 일반적인 플롯에서 미숙성이 있었지만 역사를 바로 보고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학생부 운문 최우수상은 김민찬의 <5월, 따뜻한 봄날의 비극>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툭툭 던진 듯하지만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고, 다른 2편도 수준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박준혁의 운문 <광주여 광주여>는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이 주는 감동이 있었기에 우수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심사를 진행하면서 독자로서 비평가로서 작품을 읽어가는 내내 즐거움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산문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부족해서 주제를 잘 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표현적인 측면에서는 익숙한 표현과 내용이 많아서 미학적 감수성 혹은 창의성이 아쉬웠다고 하겠습니다.

운문에서도 발상의 전환이나 시상의 전개에 있어 감정의 절제나 함축보다는 감정이 과잉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특히 시의 큰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운율을 느낄 수 없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내년에 있을 제10회 무등산 문학백일장에 우수한 작품을 기대합니다.